한강의 노들섬이 친환경 텃밭이 되어 다시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월 2일 유기농의 날을 맞아 ‘유기(육이)데이’의 행사로 노들섬에 조성된 맹꽁이논에서 시민들과 함께 직접 손 모내기 행사를 펼쳤다. 맹꽁이논의 첫 모내기는 약 1천5백 명의 시민이 함께 참석했다. 모내기 동안 농악대의 흥겨운 연주가 울려 퍼져 그야말로 흥겨운 한판의 놀이마당의 풍경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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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 맹꽁이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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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10계를 발표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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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를 하고 있는 서울 시민들. 이들에게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의 모내기는 색다른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친환경 도시농업의 원년을 선포한 박원순 시장은 ‘도시농업 10계’를 발표하면서 도심의 자투리땅을 이용하여 지속적인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현재 노들섬에는 시민들이 씨를 뿌리고 채소를 키우는 시민텃밭,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공동체텃밭, 수질정화 기능이 있는 미나리꽝, 토종밭과 맹꽁이논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 노들섬 도시농업공원은 원래 오세훈 전 시장이 예산 1조원을 들여 오페라하우스를 지으려다가 사업 자금 조성에 실패하면서 황무지가 되었던 곳이다.

무리한 개발계획이 불러일으킨 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노들섬은 그후 들어서는 입구를 철망으로 굳게 닫아 버리고 그 위로는 철조망까지 얹어서 마치 군사지역을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시민들의 왕래가 차단됐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옛 테니스장 자리는 잡초만 무성했고, 관리되지 않는 섬은 기존 시설물까지 파괴되면서 기괴하고 남루한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다.

1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오세훈 전 시장의 계획이 진행될 때만 해도 다수 시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막대한 혈세를 들여 거대한 토건 사업을 벌이는 것도 마뜩치 않았지만 소요될 엄청난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이고 또 그렇게 지어진 시설물을 과연 시민들이 무상이나 저가로 쉽사리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이 폭 넓게 제기됐다.

결국 우려대로 예산 확보에 실패한 오세훈 전 시장은 국민성금모으기라는 무리수까지 두다가 결국 시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후폭풍까지 얻어맞게 된 것이다. 이름 하여 ‘한강 르네상스’ 계획이 처참한 말로를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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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채소들이 심어져 있는 도시농업공원 시민텃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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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텃밭 한 가운데에 재밌게 생긴 허수아비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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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주고 잡초도 뽑으며 텃밭을 관리하고 있는 어느 한 가족의 단란한 모습.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에 취임하고 난 후, 공사 중단으로 잡초만 무성하던 노들섬의 버려진 땅은 비옥한 농토가 되어 시민들이 함께 가꾸고 일구는 텃밭과 논이 되어 도시농업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텃밭에 잡초를 뽑고 친환경 거름을 뿌리며 물을 주는 시민들의 표정이 밝고 즐거웠다. 요즘 도시민들에게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전원생활을 하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다. 그런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텃밭 공원이야말로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시정의 대표적 사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오페라하우스 공사를 위해 상암동으로 이주했던 맹꽁이들도 조만간 다시 자기 고향으로 돌아 오게 될 것이다. 맹꽁이는 환경지표종 동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현재는 그 개체수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어 환경단체가 주목하고 있는 동물이다.

이곳 노들섬은 맹꽁이들의 집단 서식처로 맹꽁이의 섬이기도 하다. 이제 이곳 노들섬 맹꽁이들은 맹꽁이논에서 알을 낳고 올챙이로 부화하고 다시 맹꽁이로 성장해 이곳을 명실상부한 맹꽁이섬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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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장자리에는 원두막도 서 있고, 유기데이를 맞아 친환경 농산물 부스도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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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에 흙을 채워 만든 화분에 고추모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도심과 친환경을 상징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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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논 손 모내기에 참석한 팔당 두물머리 유기농부들의 모습.

한편 맹꽁이논 앞에서 농부 몇몇이 모여 도시농업공원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손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두물머리에 농사를 허하라!” “발전 보다 밭전!”

현재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는 팔당 두물머리의 젊은 농부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그들의 터전이 사라질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것을 고발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노들섬의 도시농업공원의 텃밭에는 각종 채소들의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이제 곧 그 결실들이 주렁주렁 매달릴 것이다. 그리고 한 여름에는 초록색 물결이 넘실거리고, 또 가을에는 황금빛 물결이 출렁거리는 맹꽁이논의 풍경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울 도심에서 만끽할 수 있는 멋들어진 시골 풍경! 온 가족이 날을 잡아서 함께 노들섬으로 방문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