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신록이 드리워지는 산사의 풍경이 그립다. 부처님 오신 날도 다가오고 있고 해서 오랜만에 청계사가 있는 청계산을 찾는다.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와 청계사행 마을버스를 타고 청계사 입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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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 돌 수각 안 감로수 위로 비친 오색연등의 아름다움이 환상적이다.

오전 내내 흐릿하던 날씨는 오후가 됐음에도 개일 뜻이 전혀 없는 듯 잔뜩 흐려 찌뿌드드한 하늘을 하고 있었다.

이틀 내내 비가 내려서 인지 계곡의 물소리가 제법 우렁차게 들려오고 습기 가득 찬 공기는 청계산의 산골짜기 마다 그대로 운무가 되어 연두 빛이 감도는 숲을 지우고 있다. 차분하고 느긋한 늦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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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로 오르는 길목에는 아직도 산벚꽃이 피어 있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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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의 명물 중의 하나인 와불상. 청계사 주지를 역임한 지명 스님의 원력으로 지난 1999년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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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불상은 호박돌로 조성됐다. 채색은 최근에 이루어졌다.

청계사로 오르는 길목에는 산벚꽃이 지고 있었다. 간간히 흩날리는 연분홍 꽃잎이 춤을 추며 낙하하고 있었다. 꽃비가 내리는 저 아름답고 처연한 정경이라니!

도심에는 벌써 지고 없는 벚꽃이 그래도 이곳은 산중이라고 제법 많은 산벚꽃의 피어있는 풍경이 간간히 눈에 띤다.

벚꽃 핀 숲의 풍경을 바라보며 청계사에 이른다. 백목련, 자목련이 나란히 피어있는 긴 돌계단을 올라 경내로 들어선다. 극락보전 앞마당에 오색연등이 가득히 걸려 있다.

적요하고 고즈넉한 산사가 바빠지고 소란스러워 지며 또한 화려한 모습으로 바뀌는 시기가 바로 이즈음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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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 경내의 마당 청위에 설치된 오색 연등의 아름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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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각의 서까래에도 노란 연등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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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청계사 동종.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소중한 문화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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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각에서 내려다 본 경내의 풍경. 유서깊은 절 답게 참으로 아름다운 절이다.

바로 부처님 오신 날을 앞 둔 이맘때만 되면 절집 마당에는 오색연등이 가득 걸리기 시작하고 그 준비로 인해 분주한 움직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화려한 오색연등이 가득 걸려 있는 극락보전 앞마당에 서 있자니 경건함이 더해진 설렘이 슬그머니 일어나기 시작한다.

극락보전을 돌아서 장엄한 모습으로 누워 계신 부처님 전에서 온 마음을 모아 참배를 올린다. 이 거대한 와불상은 특이하게도 호박돌을 쌓아서 봉안한 불상이다.

편안한 모습으로 누워서 자애로운 미소로 산 아래 사바세계를 내려다보고 계시는 부처님의 금용을 바라보자니 마음 가득 안온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삼성각 뒤에 있는 언덕 위로 올라 본다. 청계사의 경내 풍경과 함께 운무에 지워지고 있는 청계산 자락을 내려다본다. 잿빛 기와지붕 너머로 흐릿한 산 풍경이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수묵화 한 폭이 되어 눈에 들어온다.

정말 한 폭의 그림이다.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린 원경은 여백이 되었구나!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취해 한 동안을 우두커니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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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 뒷편 산 언덕에서 내려다 본 청계사의 전경. 봉축시즌이기도 한 이 봄날, 청계사를 한 번 찾아 참배도 하고 경치도 감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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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보전 뒷켠에 놓여진 작은 동자승들. 나름대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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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를 오르는 중앙 계단. 제법 가파르지만 양쪽에 핀 자목련과 백목련이 만들어내는 조화가 아름답다.

다시 오색연등이 가득 걸려있는 마당으로 내려와 감로수 가득 담긴 수각으로 들어선다.

넘칠 듯 말 듯 찰랑거리는 수면에 오색연등이 잠겨 져 있다. 오색연등이 녹아 든 감로수를 쪽박 가득 담아 마신다.

이번에는 화사한 봄꽃 보다 더 화려한 오색연등 빛깔이 마음속에서 찰랑거리는 느낌이다. 어디선가 바람 한 자락이라도 불라 치면 마음속에서는 오색 물결이 일어 날 것만 같다. 아름다운 봄날의 아름다운 청계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