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재 > 김정빈 시인의 감꽃마을

아가의 세계 -타고르의 시 <시초>의 시상을 빌려서 6

| | 2008-11-25 (화) 11:10

세상이 갑자기 유년이 되어 빛났습니다.
팔랑거리는 나뭇잎 소리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거울처럼 고요한데,
술래를 놓친 아기 다람쥐가
엄마의 무릎 가까이에 다가와 앉았습니다.
배꽃 들이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고요히 생각에 잠기셨습니다.
흰 꽃잎들이 눈보라처럼 나부끼는데,
엄마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으십니다.
엄마의 모습은 마치
호수 위에 떠 수면을 응시하는 큰 고니와도 같이
조용하고도 고상해 보입니다.
꽃잎은 엄마의 어깨 위에 나붓나붓 쌓이고,
시간은 새록새록 흐릅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햇빛 고운 한나절,
엄마는 십분이 십년이나 되는 것처럼
깊이깊이 생각에 잠겨 계십니다.

크게보기



기사에 만족하셨습니까?
자발적 유료 독자에 동참해 주십시오.


이전   다음
Comments
© 미디어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