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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의 세계3 -타고르의 시 <시초>의 시상을 빌려서

| | 2008-11-19 (수) 11:05

사랑스런 나의 아가야,
너는 지상에 내린 작은 천사란다.
내가 내 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 중
가장 부드러운 사랑이 너를 있게 하였고,
내가 지녀 온 것 가운데
가장 맑은 마음이 너를 낳았나니,
너는 기쁨과 행운과
오롯한 사랑의 열매이니라.
아가야,
내가 내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이어받았듯이
내 어머니는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이어받으셨고,
다시 어머니의 어머니는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이어받으셨나니,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 그 시초는
아득한 첫새암에 이르느니라.
아가야, 너는 아느냐?
그 첫새암에는
한 번도 더럽혀져 본 적 없는 순결이
언제나 맑게 샘솟아 오르고 있나니,
세상의 그 무엇으로 이를 노래할 수 있으며,
세상의 그 누가 이를 흡족하게 찬미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그 첫새암으로부터
작은 꽃잎 하나가 흐르고 흘러
마침내 내게까지 이른 것,
이는 생명의 신비―
그리하여 너는 내가 어렸을 때,
장난과 놀이로서 나 또한 너이던 내 안에
이미 아름다운 가능성으로 깃들었었느니라.
그때에 너는
내 속에 머무는 한 줄기 영원이었고,
그때에 너는
내 위에 떠도는 부드러운 광휘였으며,
그때에 너는
내 집을 맑히우는 청신한 향훈,
그때에 너는
우리 마을을 감싸는 포근한 달무리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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