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재 > 김정빈 시인의 감꽃마을

아가의 세계 1-타고르의 시 <시초>의 시상을 빌려서

| | 2008-11-15 (토) 11:00

어느 아침 나절,
배나무 아래에 동그마니 앉아서
아기는 엄마에게 종알거렸습니다.
이제 쌀쌀하던 바람은 가고,
엄마, 오늘은 하늘도 개었습니다.
배꽃은 마침 한창이어요.
이백 년이나 된 높다란 배나무와 함께
우리 집은 화사한 궁궐이어요.
엄마,
이런 날은 여기 나무 그늘에 나와
얇고 가늘게 썰어져 내리는 햇살을 바라보셔요.
아빠는 일터에 가셨고, 언니는 학교에 갔습니다.
설거지는 다 끝나셨나요?
엄마,
오늘은 흔들의자를 마당 어귀에 내놓으셔요.
털실 한 타래를 무릎 위에 놓으시고,
엄마의 포근하고 따스한 마음을 한 땀 한 땀 뜨시면서
저랑 이야기를 나눠 주셔요.
저는 궁금한 게 참 많아요.
엄마,
저를 바라보시는 엄마의 눈빛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깊으신가요?

그리고 엄마, 대답해 주셔요.

엄마는 왜 저를
엄마의 것으로 만드셨나요?
엄마는 왜 저의 엄마가 되셨나요?
저는 어디서 왔나요?
그리고 저는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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