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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하겠다는 ‘자성과 쇄신’<br>무엇을 위한, 또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영국 | webmaster@mediabuddha.net | 2011-03-25 (금) 10:27

크게보기불교인은 세속에 있거나, 출가를 하였거나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불교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나는 불교인입니다.’하는 사람과, 착하게 살고, 훌륭한 인생을 살려고 하며,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하는 말이다.

한 달에 한 번 절에 가고, 대웅전 법당에 들어가면 삼배를 하고, 혹은 불교단체에서 일을 하고, 아니면 종단이나 사찰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불교인이라고 할 수가 있나? 출가를 하고, 행자생활을 거쳐, 강원을 졸업하고, 선방에서 수행을 하며 가사장삼을 걸치고 있으면 누구에게나 떳떳하게 불교인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출가수행자 중에는 법명 앞에 석씨 성을 쓰는 스님이 많다. 그 분들에게 왜 석씨 성을 쓰냐고 물어 보면 출가수행자는 모두 부처님과 한 집안(佛家)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과 같은 성씨인 석보리가 "저는 부처님과 한 집안이어서 좋은 이익을 얻었다"고 자랑을 하자 부처님은 "친족임을 자랑하지 말고 진리와 대중에 대한 이익을 구하라"고 질책하셨다.(잡아함 보리경) 부처님과 한 집안이라고 해서 불교인은 아니라는 말씀이신 것이다.

이 대목에서 부처님은 불교인과 불교인이 아닌 사람의 차이를 말씀하셨다. ‘혼자 착하게 살려고 하는가, 아니면 대중의 이익을 구하려고 노력하는가’이다. 병문안을 온 쟁쟁한 부처님의 출가제자들에게 유마거사도 ‘중생이 아프니까, 내가 아프다’고 일갈을 하여 대중의 이익을 구하지 않는 출가수행자들을 질책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대중이 출가대중이나 불교신자 대중이 아닌 온 우주의 삼라만상 중생임을 중언부언이라도 이야기를 하고 넘어 가야겠다.

최근 조계종단에서 ‘자성과 쇄신’을 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자성과 쇄신’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불교가 거듭나서 사회와 함께,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선언을 하였는데, 한국불교가 어떻게 거듭나겠다는 진정성이 보이지를 않는다. 실천지침이라고 제시한 수행활동, 봉사활동, 기부활동은 불교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수행도 안하고, 봉사도 안하고, 기부도 안 해왔는데 이제부터 하자는 이야기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한국불교가 거듭날 수 있는 자성에 대해 아무도 언급을 안 하지만 사실은 종단의 지도부를 제외한 모든 중생들은 무엇을 자성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작년 연말에 대학교수들이 2010년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선택하였다. 그런데 이 말처럼 우리 종단에 알맞은 이야기가 또 있을까. 종단의 지도부들은 정말 머리만 감추면, 즉 자기 눈에만 안보이면 모든 것이 안 보이는 줄 착각을 하는 것 같다. 머리를 감춘 자신만 빼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도 말이다. 종단의 지도부를 제외한 1만4천명의 출가대중과 2천만의 신도대중 외에도 4천8백만의 대한민국국민이 모두가 보고 알고 있는 한국불교가 거듭나는 길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예전에 전두환 정권은 ‘정의사회’를 내세웠고, 노태우정권은 ‘보통사람’을 이야기했으며, 지금 이명박 정권은 ‘공정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그 시대가 정의로운 시대이고, 보통사람의 시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다. 이런 구호들은 그믐밤에 달뜨는 것처럼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조계종의 ‘자성과 쇄신’도 그 대열에 끼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STRONG>전 조계종총무원장 종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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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불자 2011-03-26 15: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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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은 캠프 참여자들이 먼저 되어야 하고, 결사는 그런 자들 외의 사부대중이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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