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암스님
soam2005@hanmail.net 2014-06-10 (화) 10:26한반도 중심으로 국제정세 급변
얼마 전 오랫동안 적대관계인 북한, 일본이 갈등관계를 푸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 전제 조건으로 우선 북한이 일본인 납치 피해를 조사하고, 일본은 대북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으로 놀라운 변화의 서곡이다.
일본은 한일 간의 경직된 과거사, 영토문제로, 북한은 북핵과 대남도발로 자국의 이익과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모색한 결과 발상의 대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북·일의 합의가 동북아 정세를 바꿀 파장이 될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한·미와 중국도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전통적인 한·미·일, 북·중 동반자 관계가 변할 건 지 깨어지지 않더라도 충격파가 생기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긴 호흡으로 보면 한반도 긴장관계와 북핵 문제로 인해 4강의 갈등구도가 완화 내지 해소의 신호탄이 될 수 있으나 당장은 한․미․중이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 이해득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후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핵우산보호지역이자 극동지역의 미국 대리인인 일본이 한․미 관계를 저버리고 북한과 일방적으로 수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한편 미국은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대 중국 봉쇄망을 위해 한․일간 군사협력의 필요성과 핵, 미사일 방어체제인 MD 구축을 한국정부로 하여금 배치하게 만드는 일이다.
중국을 겨냥한 방어체계가 한일 양국에 성립된다면 한․중 관계는 긴장 관계가 될 수밖에 될 수밖에 없고 거기에 북의 핵문제까지 겹쳐서 한반도는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은 미국의 지원으로 재무장하고 유사시 일본은 구한말 때처럼 군대를 파견할 수 있는 끔직한 일이 재현된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1세기가 흘렀지만 미․일의 한반도 지배는 불변의 전략인지 모른다.
한․미․일의 군사력 강화 내지 군사동맹은 필연적으로 북․중․러의 군사동맹과 군사력 강화로 이어진다. 한반도가 1세기 전, 강대국 먹이의 복사판이 될 형국이다.
이제는 재래식 무기가 아닌 핵, 미사일이 난무하는 첨단 전쟁으로 인명살상은 물론 한반도가 파괴될 수 있다.
경제교류협력이 한반도 평화의 지름길
2010년 북한의 천안함 도발로 야기된 5.24 제재조치를 풀어야 한다.
남북교류 전면 중단과 대북투자 불허로 남북 간 경협, 인적교류가 급감했고 남북 간 경제손실이 컸다. 동시에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높아졌고 남북 간의 평화적 교류는 사실상 끊어졌다.
하루 속히 1회용 이산가족 상봉이 아니라 상시 이상가족 상봉, 개성공단 허용, 금강산, 개성관광의 길을 터야 한다. 북핵 문제와 대남도발로 우리 정부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그 책임을 북에 전가하고 있지만 그 손해는 남북이 고스란히 안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북․일 협상 합의나 한․미․일 군사강화 문제에 한국은 아무것도 못하고 불구경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우리 주권이 남북을 에워싼 강대국에 통째로 맡기고 있는 게 정상인가.
우스꽝스러운 경제대국이다. 1천 수백 년 전 불교국가 신라와 고려가 세계 최강의 당과 원을 물리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맹수 앞의 토끼에 불과하다. 북·일의 관계정상화를 경계하고 군사력을 미국에만 의지할 게 아니라 미․일은 물론 중․러까지 평화적으로 활용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이 적기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4강의 전락이 변하고 있으며 남북의 협력필요성이 제기되고 세계 외교무대의 수장이 한국인이 아닌가. 금년 1.1부터 한․러가 무비자국이 되었다. 한국이 수십 년간 노래 부르던 한․미 무비자는 아직 체결되지 않았고 중국이 무비자 제의를 했지만 아직 한국이 거부하고 있는 터에 군사초강대국 러시아가 한국과 무비자 체결이라니 놀라운 변화에 틀림 없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금년 초부터 횡단열차 개통을 협약했다. 나는 남북을 관통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신실크로드의 개통만이 남북평화 공존과 4강의 상호이익을 갖다 줄 것을 확신한다.
북핵 문제, 국제사회가 해결할 일
북핵 문제도 한․미․일 군사강화도 남북이 따로 해결할 수 없다. 4강이 서로 연계되어 있고 유엔을 비롯 국제사회가 해결할 일이다.
크게보기남·북과 4강 문제는 비군사적인 방법인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그 전제로 남·북 간 문화, 경제 교류가 우선이다. 작은 것도 풀지 못하면서 군사국방의 난관을 돌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4강의 포로로 남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제행무상, 세상의 모든 사물은 변한다. 변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나 변화와 혁신만이 정부와 국민, 남북한이 살길이다. 평화로운 조국, 한반도는 4강을 활용해서 이 땅에 전쟁을 영원히 종식시키는 영세 중립국의 길로 가야한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발칸반도와 닮은꼴의 한반도는 스위스, 오스트리아처럼 영세중립국으로 가야 분쟁, 파멸도 막을 수 있고 공존, 평화 통일이 가능하다.
윤소암(시인, 한국불교역사문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