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스님)이 독자적인 승려증을 10월 1일부터 발급하기로 해 사실상 독립종단으로 전환됐다. 재단법인 선학원이 발표한 승려증에는 새 종단의 명칭이 삼보 휘장과 함께 ‘대한불교 (재)선학원’으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조계종과 선학원의 갈등은 분종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선학원은 이같은 내용을 지난 9월 12일 낮 1시 서울 안국동 중앙선원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의에서 논의해 결의했다.

이에 따라 선학원은 10월 1일부터 창건주 및 분원장과 도제들을 대상으로 승려증을 발급하는 등 독자적으로 승적업무를 취급한다. 또한 소속 승려의 교육과 새로운 승려 양성을 위한 계단도 독립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이사회는 이날 지난 6월 30일 종단에 제적원을 제출한 이후 선학원에서 새로이 발급한 승려증을 이사 및 감사 스님 전원에게 배부, 독립된 종단으로 출범했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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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원 이사회가 지난 12일 안국동 중앙선원 2층에서 열려 9월 30일까지 시한인 법인관리법에 따른 등록절차를 밟지 않기로 최종 확인했다. 아래는 선학원이 발급한 승려증. 사진=불교저널 제공

크게보기선학원은 이와 함께 신규사찰 등록도 받기로 했다. 이는 조계종이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이하 법인관리법)을 강행하면서 선학원 분원과 포교원에 대해 ‘예비등록’을 받기로 하는 한편 소송 지원도 하겠다고 공표함으로써 지난 2002년 조계종과의 합의사항이 완전히 결렬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적 이사 11명 가운데 10명의 이사와 감사 2인 등 총 12명이 참석해 성원된 이날 이사회는 또 〈법인관리법〉에 따라 오는 9월 30일까지 등록해 달라는 조계종 총무원의 공문과 관련 이에 대한 절차를 밟지 않기로 최종 확인하고 이 내용을 종단에 회신키로 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조계종에 의해 조계종 소속 분원장들이 불이익을 당할 것에 대비해 승적업무를 독자적으로 개시하기로 결의했다.

또 조계종 총무원이 제작 배포한 제2차 자료집 〈선학원 이사회 전횡, 분원장 스님들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에 대한 반박 자료집을 제작해 대응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조계종 총무원이 이들 자료집을 배포하고 교계 일부신문에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등 분원장들의 인식을 흐리게 하거나 현혹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사회는 이날 임원 선출 조항에서 승려 창건주를 포함하는 등 5개항의 정관개정안을 심의 통과시키고 상정된 14개 안건을 처리한 후 폐회됐다.

선학원 한 관계자는 이번 독립종단 전환 결의에 대해 "조계종과의 완전한 결별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조계종에 한국불교 근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가진 집행부가 들어설 경우 조계종과 다시 대화를 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 만큼 '이혼'이 아닌 '별거'의 성격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