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9월 2일 오후 총무원 1층 회의실에서 최근 원로회의와 중앙종회를 중심으로 촉발된 종단 분규사태와 관련해 태고종도들에게 드리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도산 스님은 자신이 제2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지 꼭 1년 만에 구태를 청산하지 못하고 다시 혼란과 반목의 구시대적 적폐를 재연하게 된 현 상황에 대한 무한책임감과 함께 깊은 참회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바라는 원로회의 큰스님들의 우려가 담긴 퇴진권고에 대해서도 겸허한 마음으로 귀담아 듣고자 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도산 스님은 종단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든 이른바 부채문제가 왜 발생했고, 종단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지에 대해 규명이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청문회를 열어 귀책사유가 있는 당사자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세력이 반발하면서 오늘의 사태가 불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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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및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는 도산 총무원장.


도산 스님은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몇몇 소수의 스님들이 종단을 쥐락펴락했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는 것이 급선무”라며 “구태세력에 의해 종도들의 개혁열망이 또 한 번 무너진다면 한국불교 태고종은 더 이상 회생 동력을 잃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산 스님은 또 “소납은 한국불교태고종이 전통종단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그 길을 위해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걸어갈 것”이라고 밝혀 원로회의의 사태 요구를 일축했다.

도산 스님은 특히 마무리 발언에서 “집행부에서는 법과 원칙에 의해 단호하게 징계절차를 밟고, 종정스님이 종단 대화합 차원에서 사면을 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혀 징계절차 마무리 후 대화합 조처를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도산 총무원장의 기자회견 및 담화문 발표자리에는 전국종무원장협의회 회원과 총무원 집행부 스님들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전국종무원장협의회는 회의를 열어 지난 8월 28일 선암사에서 개최된 원로회의와 관련하여, 원로회의 의결을 철회할 것, 종정에 대한 불경행위를 해종행위로 간주한다는 것, 원로회의가 제기한 현안해결을 위해 사퇴한 종회의장을 대신해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종회에서 논의를 통해 사태해결에 나설 것 등 3개항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