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대각회(이사장 도업 스님)가 8월 11일 오후 2시 목동 법안정사에서 대각회 분원장 중진스님 비상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조계종이 제정한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에 대한 찬반을 두고 3시간여의 난상토론이 벌어졌지만 회의 결과는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각회 이사장 도업 스님을 포함해 흥교 혜총 지홍 보광 장산 선효 스님 등 이사진 7명과 분원장 20명이 참석했다. 경과보고에 앞서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는 보광 스님의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내용 요약 설명, 지홍 스님의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등록에 대한 찬성·반대할 경우 이익과 불이익에 관한 설명, 질의응답, 찬반투표, 사홍서원 순으로 진행됐다.

법인관리법에 대한 분원장들의 입장은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열린 분원장 중진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이 같은 양상은 계속됐다. 분원장과 이사진이 대립각을 세우며 고성이 새어나오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도업 스님은 회의가 끝난 후 “분원장 회의를 했으면 결과를 공표하는 게 맞는데 의견이 아주 분분했다. 총무원과의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 26일 열리는 이사회까지 찬반결과를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사회 전까지 대각회 이사 5명으로 구성된 업무협의회 서너 분을 모셔서 총무원과 융통성 있게 이야기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업 스님은 분원장 의사에 반하는 이사회 결의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각회 같은 경우는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답했다. 스님은 “대각회 창건주 예우 규정인 5조에 보면 당해사원에 대한 매도, 담보제공, 이전 및 기타 이에 준하는 변경을 하고자 할 때는 창건주의 동의 없이는 하지 못한다고 돼있고, 6조에는 창건주 권한은 세습이 되며 영원하다고 명기됐으며, 10조에다 개정 제한 조항을 만들었다”며 “5조와 6조를 개정코자 할 때는 재산출연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되어있는 것을 이사스님들이 아실 테니까 잘 참조해서 분원장들의 찬반의견 결과를 보고 결정을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업 스님은 “부처님 말씀에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는 말이 있다. 물은 똑같은 하나인데 보는 견해가 각기 다르다는 말이다. 법인법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업 스님은 법인관리법과 관련한 개인적 견해를 피력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는 등 대각회 이사장으로서의 심적 갈등을 드러냈다.

스님은 “개인적으로 한 말씀을 드리면 저는 절에 벌써 한 50년이 됐다. 잘 살아왔다. 동대에서 25년 교수하고 학장도 하고 대학원장과 정각원장도 하고 부처님 덕에 살아왔다. 조계종을 떠나서 살 수 없다. 하지만 대각회 이사장으로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대각회는 분원장 의견 수렴과 조계종과의 대화를 진행한 후 26일 법안정사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분원장 찬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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