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의 신뢰부터 회복하라.”

불교방송 윤제철 감사(사진)가 감사보고를 통해 불교방송 재단사무국과 방송국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크게보기윤제철 감사는 7월 4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제87차 불교방송 이사회에 참석,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감사보고서를 이사들에게 배포, 보고했다. 윤 감사가 이날 배포한 감사보고서(2014년 제1차 업무감사)는 불교방송의 현 문제점과 지적사상들을 전례 없이 상세하게 기술한 감사보고서로 평가된다.

윤 감사는 이 보고서에서 “본 감사는 감사 전에 미리 수검 자료를 제출 받아 검토하고, 동 자료와 관련된 사항을 문서검사, 질문, 조회, 계산 검증 등의 방법으로 진행하였으나, 재단사무국 소관사항에 대하여는 대부분의 수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충분, 적합한 감사증거를 수집하지 못하였으며, 따라서 감사보고서에서 설명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 그 업무의 적정성을 보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제철 감사는 지난 해(2013년 12월 1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업자 재허가의 조건으로 불교방송에 통보한 ▲안정적인 재정확보계획이 수립 및 이행 ▲외부 회계법인의 선임 및 회계감사 수검 ▲기업회계기준 위반사항 해소계획의 수립 및 이행 등을 상기시킨 후 “그러나 불교방송은 지난 5월 말까지 교계 유관단체로부터의 방송광고, 후원금 등 지원확대 노력하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고 밝혔다.

윤 감사는 이어 ‘뮤지컬 원효사업’(이하 원효사업)과 관련한 자금 10억여 원과 대구서봉사 극락암 매입대금(이하 극락암 매입대금) 10억여 원의 회수를 위한 노력이 적극적이지 않다며, 보다 강력한 민·형사적 대응을 촉구했다. 윤 감사는 특히 “교계의 후원금으로 이루어진 이들 자금을 원활히 회수하지 못한다면 교계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없게 되며, 그렇게 되면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비상대책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감사는 또 불교방송에 대해 내부통제제도의 확실한 수립을 통한 특정인의 독단과 금전사고 예방, 불교방송 후원회 자금의 관리를 재단사무국이 아닌 방송국에서 관리할 것, 외부감사를 위한 회계법인의 조기 선임 및 내부통제제도 점검 및 제도수립에 대한 지도를 받을 것, 재단사무국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 규정의 조속한 제정과 재단사무국의 방송국 해당규정 준수할 것 등을 촉구했다.

윤 감사는 특히 재단사무국이 감사에 응하지 않는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한다며 감사의 감사를 위한 자료요청 거부 및 협조 거부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감사는 불교방송의 안정적인 재원확충 방안 추진 실태와 관련해 불교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6가지 방안을 일일이 점검한 후 ▲TV광고수입은 증가하였으나 라디오광고수입은 크게 감소하였고 ▲청취자 등 후원금은 광주지방사 신임사장의 4억 원을 포함해 338만원 증가에 그쳤으며 ▲대한불교진흥원과 이사회의 추가지원도 유치하지 못하였다며, 불교방송의 안정적인 재정확충방안의 추진실적은 매우 부진하다고 결론지었다.

윤 감사는 불교방송과 BTN과의 비교를 통해 “BTN의 경우 2013년 기부금 수입이 총 수입금액의 57.4%에 달하는 데 비해 불교방송은 12.7%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불교방송 재원확충의 근본적인 대책은 교계 후원금을 확대하는 것이며, 이는 이사장과 사장 등 경영진에서 중점 추진해야할 사항”이라고 적시했다.

윤 감사는 또 “불교방송에서는 자산은 매년 감소하고 부채는 매년 증가한 반면, BTN에서는 자산은 매년 증가하고 부채는 매년 감소했다”며 “교계의 후원금 확대를 강력히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먼저 서봉사 극락암의 불법적인 매매사건, 원효 협찬금 횡령사건 등의 해결을 통해 잃었던 불교계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불교방송(BBS) 신임 이사에 현조 스님(청주BBS사장·법주사 주지)을 선출했다. 현조 스님은 오는 9월 8일 임기 만료되는 박순곤 이사(현 부산불교방송 사장)의 후임 이사다. 임기는 9월 9일부터 2년간.

임원선임의 건을 비롯해 재단사무국 국장 임명 동의, 정관변경, 업무감사 보고 등을 안건으로 채택한 이날 이사회는 제적이사 22명 중 14명이 참석해 성원이 되었지만, 신임 재단사무국장 현민 스님 임명 동의의 건은 일부 이사의 반대로 이월됐다. 이 과정에서 이사장과 이사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광주불교방송의 소재지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도 재적인원 2/3 이상이 참석하지 않아 정관변경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광주 BBS 소재지 이전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기존 주소와 병기하는 것이 골자다, 또 ▲원효 사업 관련 영담 스님 소송여부 ▲재원확충방안 ▲사규개정 등 제85차와 제86차 이사회에서 지적된 업무감사 사항을 보고받고 토의했으나, 역시 재적인원 2/3 이상이 참석하지 않아 이월됐다.

불교방송 재단이사장 종하 스님은 회의 자리에서 “매 이사회 회의마다 대립각을 세우는 이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