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들에게 웃었지만 저희 노동자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모든 생명은 똑같이 존엄하다는 것을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빠른 쾌유를 합장 기원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700명이 조계사에서 노조 인정과 생계 보장을 발원하며 108배를 했다. 노조 지도부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노사 갈등 해결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5월 27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108배 기도 정진을 하며 염주를 꿰었다. 일부 노조원은 노조 인정과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며 목숨을 끊은 최종범 노동자와 염호석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상복을 입었다.

이들은 108배에 앞서 “저희 노동자들에게는 삶의 용기를, 삼성전자서비스 회사는 노조 인정의 마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발원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저희들이 분노심과 좌절감을 더 이상 갖지 않게 도와주시고 회사의 마음에 대변화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서원하는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노조 지도부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조계종 노동위원장 종호 스님은 “서비스노동자 월급이 에어컨, 냉장고 등의 일거리가 많은 여름에는 300~400만 원이지만 일거리가 없는 겨울에는 80여만 원에 불과하다”며 “노조를 만었지만 삼성의 비노조 경영방침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문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부위원장은 “삼성그룹에 삼성전자가 있고 수리는 서비스가 맡지만 직접 하는 게 아니라 하청업체 노동자가 수리하는 구조”라며 “동료들의 고통이 없어지길 바라며 자살한 두 명의 동지뿐만 아니라 또 다시 노동자들이 목숨을 버릴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남 부위원장은 불교계가 생명존중 사상에 입각해 노조 문제에 도움을 달라고 읍소했다.

자승 스님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중재할 것을 약속했다. 자승 스님은 “2명이 직간접적으로 목숨을 끊은 것에서 쌍용차 노조가 생각난다. 릴레이식 자살은 안 된다”며 “종단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또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 정규직이거나 생계가 보장된 직원으로 인식하는데 하청이라는 것과 법적 보호를 못 받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며 “108배를 하러 온 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관심을 갖겠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 회복도 발원해 이 회장이 일어나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날 예방에는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기획실장 일감 스님, 노동위원장 종호 스님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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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700여 명은 조계사 앞마당에서 노조인정과 생계보장을 기원하는 108배 및 108염주 꿰기 정진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