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도로점용 무효’ 항소심서도 기각

서초구의회 황일근 의원 등 서초구민들이 ‘사랑의교회’와 관련 서초구청장을 상제로 제기한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확인에 관한 주민소송’이 항소심에서도 기각됐다. 도로점용허가는 재산의 관리행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결을 따랐다. 도로점용의 위법성 여부를 따지기도 전에 주민소송 자격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고등법원 제9행정부(부장판사 이종석)는 5월 15일 오후 1시 50분 서울고등법원 제1별관 제311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판결에서 “항소심재판부도 1심과 같이 판정한다”며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송우철)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이 소송을 주민소송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각하 판결한 바 있다. 지방자치법은 공금 지출이나 재산의 취득·관리·처분에 관한 사항, 지자체가 당사자인 매매·임차·도급 계약 등의 체결·이행에 관한 사항 등을 주민소송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도로점용 허가는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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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전경.

원고 측 “터무니 없는 판결…상고할 것”

원고 측은 2심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상고할 것을 천명했다. 사랑의교회신축관련주민소송대책위원회는 “이 판결은 한 번 투표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지방자지단체장의 전횡에 대해 지역주민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든 터무니없는 판결”이라며 “영구점용을 확인할 수 있는 설계도면을 끝내 제출하지 않는 등 사실 확인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판결은 사법부의 무능을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참사가 기득권층과 관료들의 유착으로 초래된 사고임이 드러나고 있고 이로 인해 나라가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는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서초구와 사랑의교회의 유착과 특혜를 묵인하는 판결로 인해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어렵게 된다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형남 변호사 “47억 원 기부채납이 ‘재산 관리·처분’ 아니라니”

원고측 김형남 변호사도 재판부의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서울시 도로관리과와 가스공사 측에서 하수처리 및 도시가스 배관 등을 이유로 점용이 불가함을 확인하는 등 위법상황이 명백하고, 주민소송 전문심리의원 2명이 해당 사안이 주민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서초구 도로관리과는 도로점용허가 신청에 따른 협의회신에서 ‘현장 확인결과 이 지역에서는 우리구에서 관리하고 있는 공공하수시설이 매설되어 있어 하수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지이므로 점용이 불가함을 통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점용기간은 ‘영구점용’이라고 표기됐다.

가스공사 역시 도로점용관련 검토 의견서에서 도시가스 배관 철거 시 공급중단 수용가는 군부대 1개소(정보사), 공동주택 2개소, 교회 1개소, 특정수용가 5개소, 가정용수용가 다수로, 서초구 지역주민의 공급중단 피해 사례 발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교회 지하1층 325㎡(98.5평) 규모, 추정 재산가액 47여억 원에 해당하는 어린이집을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점유를 허가한 것이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이런 식으로라면 허가처분을 대상으로 했을 때 소송으로 볼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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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점용허가 신청에 따른 협의회신에는 점용기간이 ‘영구점용’이며, 점용이 불가하다고 명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