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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의 왕생극락을 발원합니다.’

대웅보전 앞 관불대에서 두 손 모아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불자들의 표정이 예년처럼 밝지만은 못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부터 희생자 극락왕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송광사 경내 지장전에 불자들의 참배가 이어졌다.

조계총림 송광사는 5월 6일 오전 10시 30분 경내 대웅보전에서 불기255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봉행했다. 송광사는 법요식을 애도의 마음을 모으는 자리로 간소화했다.

송광사 주지 무상 스님은 법요식에서 애도의 뜻을 표명하는 한편 진정한 불자라면 동체대비의 실천을 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상 스님은 법문에 앞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에 함께하며 저희도 금년에는 봉축법요식을 간단하게 치르기로 했다. 불자여러분들의 양해를 바란다”며 “세월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은 일대사 문제를 스스로 깨치고 난 뒤에 완성된 지혜를 혼자만 지니지 않고 일체중생에게 모든 회향했기 때문에 만생명의 자애로운 영원한 스승인 것”이라며 “누구나 부처의 성품이 있지만 탐진치 삼독심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 하나인 동체대비의 실천행으로 참된 불자가 되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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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주지 무상 스님은 “나와 남이 둘이 아닌 동체대비 삶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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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사부대중은 봉축법요식에 앞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입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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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봉축법요식에는 5백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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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보전 밖에서 참배하는 불자들의 모습.

송광사 유나 현묵 스님은 세월호 사고에서 구조된 이들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신안정을 축원했다.

현묵 스님은 “진도 앞마다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해 실종된 자는 속히 구조되고, 구조자는 심신의 안정을 되찾고, 사망자는 대자대비하신 아미타부처님의 원력으로 이고득락을 취하고 극락왕생할 지이다”라며 “애도하는 대한민국 모든 백성들이 다함께 심신이 안정되고 일상생활에 평정심을 되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송광사 대중들은 봉축 발원문을 낭독했다.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사바세계에 나투신 큰 뜻을 다시 새기며 깨끗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참회하고 발원하오니 대비의 문을 열어달라”며 “모든 중생이 그릇된 길 벗어나 정법에 머물러 모두 해탈하고 대승의 바른 믿음과 실천으로 불국토 건설에 앞장서게 해달라”고 발원했다.

한편 조계총림 방장 보성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에 앞서 발표한 법문을 통해 자기 몸 속에 있는 현재불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보성 스님은 “금일 대중은 과거불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몸 속에 있는 현재불을 찾으라”며 “대중은 옷 입을 때 옷 입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하지 말고 밥 먹을 때 밥 먹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보성 스님은 “이렇게 오래오래 공부하면 화두밖에 다른 망상이 없어 부처되고 조사되는 것이 세수하다 코만지는 것처럼 쉬울 것”이라고 설했다.

법요식에 이어 사부대중은 대웅보전 앞마당에 마련된 관불대에서 아기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관불의식을 봉행했다.

이날 법요식에는 주지 무상 스님, 도감 영진 스님, 선덕 영선 스님, 유나 현묵 스님, 한주 지진 스님, 강주 덕조 스님, 인월암 원순 스님, 장만채 전라남도교육감을 비롯한 5백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공동취재단 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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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스님과 불자들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