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 큰스님은 미래불자를 양성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으신 분이다. 갓 출가를 한 스님이나 구참 수좌나 누구든 만나면 ‘공부하다 죽어라’, ‘참선하다 죽어라’, ‘참선하다 죽으면 해탈의 세계로 갈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큰스님께서 사시는 곳은 언제나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정리정돈이 안 되어 있으면 언제라도 불호령이 떨어졌다. 시자들에게 ‘망치 가져 오너라, 못 가져 오너라, 할 때 바로 가져와야지 머뭇대며 찾으면 혼쭐이 났다. 평소에 잘 정리정돈을 해 놓았다면 찾아오라고 할 때 머뭇댈 이유가 없다는 게 혼을 내신 이유였다.”

“가야산 한 토굴에서 큰스님을 모시고 정진할 때, 방이 없어서 큰스님과 한 방에서 살았다. 큰스님께서는 새벽에 앉아서 정진하시고, 나는 윗목에서 잤다. 큰스님은 언제나 아랫목에서 정진하셨다. 장좌불와를 그렇게 50년 넘게 하셨다. 같이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50년 장좌불와라고 하면 잘 믿지 못하지만, 사실이다.”

“큰스님의 성격은 곧고, 무엇이든지 소신껏 하시는 분이셨고, 불의와 타협을 하지 않으신 분이셨다. 언제나 불교발전이나 종단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공심을 매우 강한 분이셨다. 94년 종단개혁이나 98년 분규 때 분연히 나선 것은 스님의 이런 공심에서 비롯된 구종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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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정을 역임한 혜암큰스님의 생전 모습. 평생을 수행정진에 매진한 선지식이셨다.


크게보기혜암 큰스님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4월 16일 첫 학술대회를 앞두고 스님의 평생 주석처였던 해안사 원당암 감원이자 해인사 유나인 원각 스님(사진)이 상경해 기자들을 만났다. 이제 큰스님의 사상이나 삶을 재조명해서 후학이나 불자들이 정진하는데, 사는데 도움이 되고자 마음을 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는 처음 시작하는 일이라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다. 불교가 가르침은 너무 좋은 데, 그것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선, 양번을 여인 본래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역대조사가 다 법문하고 증명한 것이다.

전국선원수좌회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원각스님은 혜암 큰스님이 원력을 갖고 운영했던 원당암에 재가선방을 큰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생전시와 똑같이 운영하고 있다. 큰스님의 원력을 생각하면 생전시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샘솟곤 한다고 스님은 술회했다.

“혜암 큰스님께서도 생전 늘 몸소 재가불자들과 함께 용맹정진을 하셨다. 그 전통을 이어 나도 똑같이 용맹정진하고 있다. 지금도 큰스님의 유지에 따라 도량을 깨끗이 하고 정비를 더 잘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불자들이 원당암을 와보고는 하나같이 신심이 난다고 한다.”

기자간담회에 자리를 같이한 연기영 동국대 교수도 혜암 큰스님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자리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시작이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100주년에는 잘 해보려고 한다. 문도들의 뜻을 모아서 성대하게 할 생각이다. 그때까지 자료수집과 정리를 더 해야 한다. 어쩌면 이번 학술대회는 그 일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이 혜암 큰스님 탄신 95주년인데, 박성배 교수를 모셔 큰스님의 사상을 조명하고자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가 주관하는 제1회 학술대회가 오는 4월 16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동국대 중강당에서 ‘혜암선사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개최된다.

이날 행사는 혜암선사문화진흥회 회장 성법 스님의 개회사에 이어 혜암선사문화진흥회 부회장이자 전원수좌회 대표인 원각스님(해인사 원당암 감원)의 인사말이 이어진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기념법어,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의 격려사, 학림사 조실 대원 스님과 조계종 종회의장 향적 스님의 축사에 이어 오후 2시 30분부터 연기영 교수의 사회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이어진다.

여연 스님(백련사 주지)이 ‘혜암선사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이어 종호 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가 ‘혜암선사의 선사상과 수행방법’을 주제로 주제발표를 한다. 이 발제에 대한 토론은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스님과 신규탁 교수가 나선다. 이어 제2주제로 ‘불교리더십 형성과 하화중생- 막스 웨버와 신조류리더십을 중심으로’을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발표하고 토론에 이학종 미디어붓다 대표가 나선다.

제1, 2주제 발표가 마무리되면 윤원철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스님은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 스님은 ”혜암선사문화진흥회는 포교·교육·승가복지·사회복지·장학·문화사업·효사상 실천사업·다문화 지원사업 등을 통하여 혜암선사의 숭고한 사상과 정신을 널리 선양하고 한국불교의 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 법인의 목적사업으로 마련된 첫 번째 행사로 교계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해인사 원당암 감원이자 선원수좌회 대표 원각 스님은 이번 학술대회와 관련 4월 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회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원각 스님은 혜암선사에 대해 “선사께서는 토굴에 살면서도 늘 수용한도에서 많은 사람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던 분”이라며 “후학들에게는 늘 큰스님들의 회상에서 공부하라, 공부하다 죽어라고 하시며 정진을 유난히 강조하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원각 스님은 “4월 16일 열리는 첫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혜암선사와 관련된 자료수집과 연구발표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곧이어 다가 올 탄신 95주년, 10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