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불교학회(회장 김용표)는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와 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법만 스님)와 공동으로 오는 4월 18일 12~18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석전과 한암, 한국불교의 시대정신을 말하다- 일제강점기의 한국불교의 정신과 현대의 조계종’을 주제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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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석전, 한암스님 조명 학술대회'의 포스터 일부.

이번 세미나는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의 불교를 지키고, 조계종을 확립하는 정초를 연 두 선지식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함으로써 승풍이 크게 해이해진 오늘날의 조계종에 경종을 울리고 나아갈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석전과 한암 두 선지식은 불교가 어려웠던 시기에 계율과 교학, 그리고 선 수행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겨 한국불교의 청정종풍을 바로세우고자 노력했던 분들이기 때문이다.

석전스님은 1929년 조선불교선교양종에서 7인의 종정 중 한 분으로 추대되고,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 교장을 역임하였으며, 1945년 해방 이후에는 초대교정에 오른 당대의 선지식이자 당시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지성이었다.

한암스님은 1929년과 1935년, 그리고 1941년과 해방 후인 1948년까지 총 4차례나 종정(교정)으로 추대된 대표적인 스님이었다. 특히 1948년에는 조계종의 초대 교정이 되어 오늘날 조계종의 초석을 다졌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원 스님이 참석 치사와 축사를 하고, 류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한다.

2시부터 진행되는 학술대회 1부에서는 ‘석전과 한암을 통해 본 불교와 시대정신’(자현 스님/월정사 교무국장), ‘근대한국불교에서 한암의 역할과 불교사적 의의’(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 ‘한암의 선과 계율정신’(이덕진 창원문성대 교수), ‘한국불교와 석전영호의 위상’(정도 스님/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석전의 계율과 <계율약전>’(법상 스님/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2부에서는 ‘석전과 한암의 문제의식’(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 ‘일제강점기 불교와 석전의 교학이념’(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 ‘영호(석전) 전호(한영)와 중앙불교전문학교’(고영섭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한암의 공안과 선문답’(윤창화 민족사 대표), ‘천태에서 본 한암의 선사상’(혜명 스님/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 등이 발제된다.

김용표 한국불교학회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와 관련, “현대 한국불교가 이 두 스님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에서 이번에 두 스님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게 되었다”며 “석전스님은 중앙불전 교장을 역임했고, 중앙불전 전의 1915년대 중앙학림의 강사와 교수를 하시면서 일제기 교육을 전담했으며, 불교계 뿐 아니라 인문학계에도 큰 영향을 미쳐 위당, 미당, 석정 등과 교유하며 불교의 길의 알려주신 대표 지성이셨으며, 한암스님은 월정사를 중심으로 선을 선양하고, 트깋 계율을 중시하시는 스님으로 종정을 네 번이나 역임하신 수행과 교학, 계율에 두루 구족한 선지식으로 오늘의 현 시점에서 꼭 조명해야할 분들”이라고 학술대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기획을 담당하며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자현 스님(월정사 교무)은 “석전, 한암 두 선지식은 일제기 비구가 거의 사라지고 한국불교의 전통이 끊어진 위기에 한국불교를 선과 교 두 축에서 되살린 분들”이라며 “이번 학술대회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비구종단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의 원류, 즉 두 선지식의 청정성이 지금의 종단을 만들었다는 것과 21세기 윤리의 시대를 맞아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이 두 스님의 사상과 행적을 사표로 삼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제자이기도 한 윤창화 민족사 사장은 “지금까지는 경허, 한용운 등이 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암과 석전의 사상과 행적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며 “잦은 범계 사건으로 인해 신도의 숫자가 급감하고 있고, 이런 상태로 가면 불교의 존립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점에서, 특히 청정성이라는 매우 중요한 가치가 부각되는 현 시점에서 두 선지식을 조명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