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랑성 주변 산불로 화를 당할 뻔했던 강화 전등사(주지 범우 스님)가 화재 진압에 취약한 문화재 사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전등사 주지 범우 스님은 4월 3일 오후 12시 서울 견지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화재청이 중심이 돼 문화재 사찰 화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게보기범우 스님(사진)은 “3월 28일 오후 6시 20분경 전등사를 둘러싼 삼랑성 주변에서 원인불명의 산불이 났고 한 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자칫 삼랑성 내부로 번져 전등사까지 화마에 휩싸일 뻔했다”며 “산불화재에 대한 제반 매뉴얼이나 진압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등사는 국가사적 1점, 국가보물 5점, 시문화재 22점을 보유한 문화재 사찰이다.

경내 건물 주변에는 화재에 대비한 소방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산불이 삼랑성을 넘어 경내로 옮겨 붙을 경우 뾰족한 대응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건물방재 위주의 현 방재시스템의 허점을 꼬집는 대목이다.

특히 삼랑성 주변 나무에 대한 간벌 및 방화선 구축이 필요하지만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인식 부족으로 협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 출입구인 삼랑성 남문의 높이가 낮아 5톤 살수 규모의 소형소방차 2대를 제외한 대형소방차의 진입이 불가능한 것도 문제이다.

범우 스님은 “삼랑성 동문 아래로 터널을 뚫거나 성곽 일부를 허물어 소방진입통로를 만들거나 살수를 공급하는 물길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안을 제안해왔지만 문화재청과 지자체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국가사적이고 국가보물인 삼랑성 전등사 화재대책은 문화재청, 지자체, 소방방재청이 중심이 돼 논의해야 한다”며 “산불화재는 비단 전등사 개별사찰의 문제가 아니라 산중에 있는 절마다 취약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범우 스님은 “종합방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낙산사 화재처럼 소중한 문화유산이 전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