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유력종단인 천태종이 종무행정의 중심을 행정도시 세종시가 인접한 대전으로 옮긴다. 천태종은 오는 2018년까지 가칭 천태문화전승관을 대전 광수사 경내지 약 3만여 평에 예산 400억을 투입해 건립하고, 종무행정 기관 이전 및 대전지역 포교의 중심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천태종은 이를 위해 올해(2014년)에 설계를 마치고, 구체적인 천태문화전승관 설립절차에 들어간다.

크게보기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스님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태종은 이 같은 계획을 1월 15일 오전 서울 양재동 관문사에서 가진 총무원장 도정 스님의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천태종은 상월대조사 생존 시에 이미 이곳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인근에 금강대학교를 세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고, 천태종의 교세가 경상남북도, 강원도에 치우쳐 있는 점을 고려해 충청지역으로 확대한다는 취지가 포함돼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천태문화전승관이 들어설 광수사는 세종시로부터 승용차로 15~20분 거리에 있어 종단의 규모신장에 따른 정부와의 접촉 등 종무행정 효율화에도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태종은 또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대로 개성 영통사를 중심으로 한 북 조불련과의 교류 폭을 확대하는 일환으로 개성시내 3대사찰인 ‘영통사-관음사-안화사’를 연결하는 3사순례 프로그램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이를 위한 조불련측과의 구두 협의는 마무리 된 상태이며,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대로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태종은 이어 2014년을 ‘일요법회’ 정착의 원년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요법회를 제도화함으로써 거사 등 직장인 불자들의 법회 참여를 유도하고, 청년과 청소년, 어린이 등 온 가족이 함께 법회에 참석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크게보기

새해 종단운영 구상을 발표하는 천태종 집행부 스님들.

천태종은 또 지난해 첫 시행한 신도수계산림대법회를 이어가고, 특히 기 수계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관리를 위한 ‘천태관음참의법회’를 봉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몇 년 간 중점사업으로 전개해왔던 천태복지플랜은 새해부터 노인 중심에서 아동 중심으로 그 무게중심을 점차 이동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밖에도 데이터베이스 기반 종무행정 효율화, 전문봉사단의 활성화, 중국불교협회와의 교류 다변화, 무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된 삼회향놀이 시연, 천태사찰총람 및 상월대조사 생애집, 설법집 출간 등도 새해 중점사업에 포함됐다.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2014년 종무방침을 ‘종단 내·외부 아우르는 생활불교의 실천’, ‘천태복지플랜 2020의 기반조성’, ‘중국불교와의 교류 활성화 및 상월원각대조사 학술적 조명’ 등으로 정리해 밝혔다.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의 신년 기자회견 자리에는 총무부장 월도 스님을 비롯하여, 교무부장 경혜, 교육부장 도움, 재무부장 월중, 사회부장 보광 스님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