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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이 밖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안으로 종단 내실을 다지겠다고 천명했다.

자승 스님은 1월 14일 오전 10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와 이웃을 향한 나눔과 봉사의 불교’ ‘지혜와 자비를 구현하는 사부대중 공동체’ ‘불교중흥을 위한 지속적 종단 혁신’ 등 제34대 집행부의 종책 과제를 설명했다.

자승 스님은 먼저 나눔과 봉사의 종단을 구현하기 위해 1사찰 1사회시설 운영 권장, 자비나눔 실천 주간 선포, 사회부·사회복지재단·아름다운동행 연계 시스템 강화 등 꾀하겠다고 밝혔다.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불사자문위원회’도 2014년 시범운영한다. 불사자문위원회는 무형문화유산 발굴과 소개 계획 단계에서 자문의 역할을 하게 된다.

종단의 내실을 다지는 작업도 계속된다. 승가 청규 제정을 통해 청정 승가 위상을 바로세우고, 지난 집행부에서 특히 강조했던 결사운동을 ‘붓다로 살자’로 전환, 대중실천운동을 전개한다. 지역 전법을 전문화하고 중앙신도회의 역할 강화를 통한 사찰신도회와 교구신도회 활성화도 계획하고 있다.

1994년 종단개혁 20주년이자 조계종 승가복지 원년인 올해 불교중흥을 위한 지속적인 종단 혁신도 중요한 과제이다. 자승 스님은 오는 3월 승려복지법 개정을 기점으로 승가복지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앙과 교구의 균형 발전을 위한 ‘중앙·교구발전위원회’가 구성되며, ‘시·군·구별 조계종 사찰 종무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세종 신도시에는 총무원 분소가 설립된다. 자승스님은 제33대 집행부가 마련한 토지처분금을 신도시 사찰 건립 목적사업에 투입, 3천 평 규모의 분원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견지동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사업은 서울시와 함께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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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의 종책 설명에 이은 질의응답에서는 승가청규, 인사 기준, 여성불자 참종권, 종교평화선언, 남북불교교류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자승 스님은 부서별로 질문의 성격에 적합한 소임자들에게 답변을 넘기기도 했으며, 특히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기자들의 질문에 세 차례나 답변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먼저 제34대 집행부의 인사 기준에 대한 질문에 자승 스님은 “교역직 종무원은 인사풀에 대한 한계가 있어 늘 검증된 분들을 임명했다. 33대에 해왔듯이 34대도 은사와 종회의원, 늘 활동해온 분들 중에 부서 역량에 맞는 분들을 인사 하게끔 됐다”고 답했다.

직영사찰 주지 임명 기준에 대해서는 총무부장 종훈 스님이 “가장 중요한 것은 직영사찰 지정 목적과 취지에 맞는 분으로 임명하게 돼있다. 직영사찰 관리 시행령을 손보고 있으며, 총무원장 스님께서 임명할 수 있는 고유권한 있기 때문에 종무회의에서 잘 논의해서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비구니와 여성 불자의 역할 재정립에 대해 자승 스님은 “교역직 종무원의 역할 확대가 제가 할 수 있는 첫째 역할”이라며 “직할국장을 비구니스님으로 임명했던 것과 같이 종헌종법 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또 종단 예산의 자주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수익사업에 대한 법인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으로 말미암은 불교계의 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이 답변했다. 도법 스님은 “어느 편에 서서가 아니라 균형있게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진보와 보수의 진영을 넘어 균형 있게 정리할 수 있도록 (가칭)대한민국 야단법석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지난해 쇄신위원회에서 성안된 승가청규의 추진 방향에 대해 “이번 청규는 작지계 즉 적극적으로 실천, 역할, 활동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정리했다”며 “종단에서 공식화하는 과정이 남았고 일상화 부분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결계포살을 할 때 포살용으로 사용하도록 만들면 사부대중의 생활화 대중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여러 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종교평화선언 재추진에 관한 답변도 도법 스님이 맡았다. 도법 스님은 “초안을 내놓고 많은 논란과 논의가 있으면서 내용이 많아 다듬어졌다. 선입견이나 정치적 이해관계 내려놓고 접근하면 내용상으로는 더 이상은 의의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어떻게 공식적으로 선언을 완성시킬까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것이다 라고 말씀드릴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사회부장 보화 스님은 남북경색국면에서 남북불교 교류 활성화 계획에 대한 질문에 “그동안 단절됐던 남북불교도평화기원법회를 모색하려고 하고, 자비나눔 차원에서 대북지원 통로 확보하기위한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자승 스님은 “이러한 과제를 잘 수행해 우리 종단이 자비·화쟁·이웃의 조계종이 되길 거듭 발원한다”며 “진실화 화해의 시대를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는 각계 기자와 조계종 총무원 부실장급 스님 및 종무원을 비롯해 1백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