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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며 마음을 나누고 있는 서울 흥천사(주지 정념 스님)가 연말을 맞아 불우이웃을 위한 따뜻한 선물을 준비했다. 올 겨울, 최소한 먹을 걱정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쌀과 김치, 라면 등의 물품을 전달한 것이다.

흥천사 주지 정념 스님은 12월 3일 오후 1시 20분 성북구청, 돈암2동, 정릉2동에 흥천사 신도들이 마련한 성품 200세트를 전달했다.

쌀 10kg, 김치 10kg, 라면 20개입 박스가 한 세트로 구성된 물품은 돈암2동에 100세트, 정릉2동에 50세트, 성북구청에 50세트 씩 각각 전달된다. 금액으로는 1천만 원 상당이다.

가람 정비 등 하드웨어에 사람 냄새 나는 소프트웨어를 더한 흥천사가 성북동 훈훈한 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나눔이 곧 불사’라는 흥천사 주지 정념 스님의 지론 덕이다. 흥천사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담장도 허물었다. 담을 없애자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눈길이 더 오래 머문다.

정념 스님은 ”마을 주민들이 부처님이다. 이분들을 잘 받들고 살피면 다시 우리 절을 살펴주고, 주위가 잘 되면 절은 저절로 행복해진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나누고 서로 이해하면 절이 따뜻해지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겨울을 잘 보내시라고 마음을 모아 성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념 스님의 뜻에 동참하는 신도 4백여 명은 1인 1만 원씩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사찰 차원에서는 108배 기도비의 40%를 이웃을 위한 공익활동에 책정한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2개월에 한 번씩 지역 어르신 8백여 명에게 대접하는 점심공양으로 쓰이기도 하고, 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되기도 한다. 내년 2월에는 흥천사 어린이집 건립에 돌입한다.

정념 스님은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가진 것을 지키려고 괴로운데, 함께 사니까 참 좋다. 정을 나누고 살아갈 때 사바세계가 극락정토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수처작주라 했다. 스님들이 어디에 계시던 주인의 입장에서 손님들을 지극히 대접하는 것이 바로 포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영수 돈암2동 주민센터장, 김영희 돈암2동 자치위원장, 장순봉 정릉2동 주민센터장, 김춘례 성북구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