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태풍 ‘하이옌’ 피해를 입은 필리핀 재난지역에서 긴급구호활동을 펼치고 돌아온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단장 혜만 스님, 이하 봉사단)이 11월 25일 오전 9시 30분 귀국보고회를 열었다.

11월 12일 필리핀 재난 현장에 선발대를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18일 2억 원 상당의 긴급구호물품을 지원하기로 하고 24일까지 긴급재난구호봉사활동을 펼친 봉사단은 귀국보고회를 통해 “종단 차원의 신속한 대응과 적극적 관심으로 국내 NGO 중 현장에 가장 빨리 접근했으며,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사각지대에 구호활동을 펼쳤다”고 자평했다.

봉사단장 혜만 스님은 “초콜릿 두 개로 하루를 버티는 현지 사정을 지켜보며 마음 아팠다”며 “봉사단은 8천여 가구에 직접 구호물품을 보급했으며, 세계 어느 누구보다 먼저 자비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조계종이 실천해야 할 자비사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크게보기

25일 오전 귀국보고회에서 활동 내용을 설명하는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

봉사단은 타클로반시 남쪽의 똘레사 지역과 사마르섬 동남쪽 기완 지역 8천 가구에 쌀, 라면, 통조림, 식초, 간장, 면수건, 생리대, 양동이로 구성된 긴급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이는 한 가구 당 약 10일을 버틸 수 있는 양으로, 쌀 트럭과 물품 트럭 등 2.5톤 트럭 8대가 물품 운송에 이용됐다. 다만 25일 현재 기완 지역에 지원할 쌀 트럭 2대가 도정 문제로 늦어져 배분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봉사단은 특히 인도적 지원이 거의 없었던 똘레사 지역 9개 바랑가이(동사무소)와 태풍 하이옌이 처음 상륙한 곳으로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은 해안도시 기완 기역을 봉사 지역으로 선정, 도움이 필요한 적재적소에서 구호활동을 펼쳤다.

또한 현지 NGO 단체들과의 협력회의를 주도해 긴급한 상황에서의 정보공유와 지원활동을 이끌고, 대한민국 공군의 항공지원 연계로 국내긴급구호단체 활동에 역할을 하며 구호단체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크게보기

크게보기

크게보기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펼친 김동훈 부장(사회복지재단)은 “모든 주요 지역에 조계종 구호봉사단이 있어 타 단체들이 조계종 구호봉사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이번 파견으로 종단이 긴급구호 자원을 갖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동훈 부장은 또 “이 자원에 불교적 요소를 가미해서 불교적인 구호사업 아이템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종단이 가진 자원을 잘 키우면 월드비전과 같은 선발주자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현지에서 통역 봉사를 한 강슬기 활동가는 “아버지의 고향인 타클로반에서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하는데 단순한 인터뷰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으로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조계종 봉사단의 필리핀 복구 지원이 1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필리핀 재난지역은 현재 긴급구호단계에서 복구단계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구호단체 활동에 더해 풀뿌리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현지인의 복구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