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한·일 문화장관 회의에서 서산 부석사 금동보살좌상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조계종 총무원은 9월 30일 문화부장 진명 스님과 기획실장 주경 스님의 명의로 “우리나라의 문화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진위를 떠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부석사 불상은 복장물 기록 등을 살펴볼 때 정상적인 방법으로 반출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불상의 입수 경위 규명을 강력하게 촉구해야 한다”며 “더불어 이번 기회에 일본에 약탈도난당한 우리 문화재의 환수를 위한 정책수립과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전준호)는 “문화유산에 대한 사대주의적 발언 잇따라 하는 유진룡 문화체육부 장관의 자진사퇴를 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비판의 수위를 한 층 높였다.

대한불교청년회는 “유 장관이 혹시 문화 사대주의적 사고를 가진 것은 아닌지 묻는다”며 ▲유진룡 문화체육부 장관의 자진 사퇴 ▲부석사 불상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 기구 조직과 민간 연대 ▲정부는 문화유산 관리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진 장관을 임명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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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앞선 9월 28일 서산부석사금동관세음보살좌상제자리봉안위원회는 “이번 파문은 그동안 일본 내에서 보수우경화의 명분으로 혐한 활동을 하는 일부 보수 세력에게 한국이 문화재 피탈 국가에서 약탈 국가처럼 오인되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데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실제로 일본 문화장관은 유 장관과의 면담이후 급히 일본으로 귀국, 일본 언론에 반환가능성을 피력하였고, 일본 언론이 대서특필하고 있다는 상황을 보면 명확하다”며 “수만 점 나아가 수십만 점에 이르는 일본 소재 우리문화재에 대해서는 65년 한일협정으로 반환의무가 없다하면서 마치 ‘관세음보살’사건으로 한국을 강도국가, 불량국가로 몰아세우는 저들의 후안무치, 적반하장에 우리 정부의 책임자가 빌미를 제공, 역이용 당한다면 이는 또 한 번 우리의 미래를 도둑질 당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정부에 ▲명확한 입장 표명 ▲불상 관련 제반활동에 대한 협조 ▲정부가 참가하는 ‘문화재 환수 전문가 국제회의’에서 본 단체의 발언권 확보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