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는 손가락질하고 내부는 자화자찬하는 구태의 전형이다.”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인 보선 스님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9월 23일 실시된 자승 스님의 종책발표에 부쳐 “자승 스님은 종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라”는 논평문을 발표했다.

보선 스님 선대위는 9월 24일 논평문을 통해 “종단 발전을 위한 다양한 종책들을 제시한 데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재임을 평가받는 자리인 종책발표회에서 33대 총무원장 집행부의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선 스님 선대위는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법보신문>, <불교포커스> 등에서 각각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이 가장 원하는 총무원장의 덕목이 도덕성, 청렴성, 수행종풍 진작 등이라는 점을 들어 “자승스님은 왜 국민과 종도들이 수행풍토 진작을 요구하는지 숙고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외부에서는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데도 내부에서는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는 자승 스님 선대위의 태도는 조계종의 대사회적인 위상을 더욱 실추시킨다는 것을 명심하라”면서 “4년 임기동안 얼마나 자주 법석에 올라 법문을 했는지, 조석예불을 올렸는지 조고각하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보선 스님 선대위는 논평문 말미에 “자칫 흑색선전으로 곡해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보선스님 선대위가 자승스님 선대위에 쓴 소리를 하는 이유는 ‘직언끽철추(直言喫鐵鎚)’, 곧은 말은 막힌 사방의 벽을 허무는 쇠망치 역할을 한다는 진리를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며 “이제라도 자승스님 선대위가 닫은 귀를 열고 종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크게보기

위에서부터 보선, 대우, 자승 스님.

한편 보선 스님 선대위는 자승 스님 선대위에서 종책토론회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보선 스님 선대위는 “후보자로서의 자질과 종책을 철저히 검증해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는 종도들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하겠다”며 “이번 총무원장 후보 종책토론회를 통해 자질과 종책에 대해 종도들의 검증을 받는 동시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바란다”고 발표했다.

다만 “종책토론회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동시에 상대후보들을 ‘비방과 흑색선전, 무분별한 폭로를 벌이는 구태의 악습’의 집단으로 표현한 것은, 종책토론회에서 당연히 진행되어야 할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과 청렴성 검증을 피해가보겠다는 얄팍한 수이자 상대후보를 겁박하는 듯한 표현”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보선 스님 선대위는 “자승 스님은 4년 전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는 물론 4년 내내 쏟아지는 질문을 오로지 ‘묵빈대처’로 일관해 왔다”며 “향후 4년간 종단이라는 큰 배를 이끌 선장을 뽑아야 하는 종도들로서는 마땅히 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할 권리가 있고, 각 후보자는 종도들의 질문에 일체 숨김없이 답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총무원장 후보자 대우 스님도 9월 23일 자승 스님의 종책 발표에 대한 논평을 발 빠르게 발표했다.

대우 스님은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직선제 개헌공약은 1200만 종도의 대중공의를 받드는 실제적인 방안”이라면서 “실추된 33대 지도부의 명예를 회복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그동안 본인이 주장한 개혁종단 조성을 위한 제안이 뒤늦게나마 수렴된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그와 같은 종책을 추진하지 못하고 뒤늦게 타 후보의 공약을 훔치는 일은 그 추진배경과 추진 실체에 대해 진의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견지하기도 했다.

대우 스님은 또 “현재 중앙선관위가 준비 중인 후보자간 토론회가 이 번 1회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별 선거인단이 참여한 후보자간 토론회를 개최해 후보자간 자격의 도덕성과 종책을 검증하는 대중공의가 수렴된 종책 검증 토론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