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제13교구인 쌍계산문이 총림으로 승격되어 문중이 한마음으로 화합하여 비구 혜원을 초대 방장으로 추대하였사옵니다. 이에 쌍계총림 모두가 일심정례하고 고불서원하오니 섭수하여 주옵소서.”

쌍계총림 초대방장 고산 혜원 스님이 9월 13일 오전 11시 쌍계사 대웅전에서 승좌고불법회를 봉행했다. 고산 스님의 방장 취임을 지켜보는 2천여 사부대중의 얼굴에는 새로운 총림에 대한 기대와 환희심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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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총림 초대방장 고산 스님의 고불승좌법회가 13일 쌍계총림에서 열렸다.

먼저 쌍계사 주지 경담 스님은 쌍계총림 사부대중을 대표해 부처님 전에 승좌고불문을 낭독했다.

경담 스님은 “혜원이 당대 제일의 강백인 고봉 선사와 대율사인 석암 율사에게 큰 가르침을 받아 몸과 마음을 연마하더니 마침내 선, 교, 율에 두루 눈을 뜨고 해동 각지에 나아가서 전법교화를 쉼 없이 하던 중에 어려운 시절을 만난 쌍계산문에 인연이 닿았는데 홀연히 발심하고 40여 년을 주석하며 쌍계산문을 총림으로 우뚝 세우니 세상 사람들은 이런 행화를 보고 수행자의 귀감이라 칭송한다”며 “이에 쌍계총림 사부대중은 해동의 선맥과 계맥을 잇는 인재의 양성에 진력하고, 화합승과 지계청정을 올곧게 계승하여 종단의 자성과 쇄신을 이루는데 실천적 귀감이 되며, 해동 범패를 연구 발전시켜 음성공양이자 포교의 방편이 되도록 하겠다”고 서원했다.

이어 원로의장 밀운 스님은 원로부의장 원명 스님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언제든 의지할 큰 스승이 있으면 나 또한 크게 자유로운 법”이라며 “비록 무쇠소가 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나아가고 머뭄을 아는 도리가 펼쳐질 것이며, 걸음걸이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불도를 구하는 이치를 터득하게 되므로 이 모든 것이 여러분의 지극한 복업이라 할 것”이라고 쌍계총림 사부대중을 축하했다. 또 “용이 용 새끼를 낳고 봉이 봉 새끼를 낳듯 오늘 승좌의 깊은 뜻을 이렇게 헤아려 활활발발한 선기가 총림 곳곳에 불타오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고산 대종사의 지도 아래 한국불교 최고의 총림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며 “이제 후학 제자들은 총림을 총림답게 만드는 진일보에 진력해야 한다. 청규는 총림을 움직이는 법전이며 총림을 운영하는 규칙과 규율의 집대성이다. 방장스님이 계시지 않는 총림이 존재할 수 없듯이 청규가 지켜지지 않는 총림 또한 존재할 수 없다”고 후학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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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여 사부대중은 "해동의 선맥과 계맥을 잇는 인재의 양성에 진력하겠다"고 부처님 전에 발원했다.

이윽고 초대방장 고산 스님이 법석에 올랐다. 쌍계사 계단 전계대화상 보광 스님의 불자봉정과 불국사 강주 덕민 스님의 법장봉정에 이어 고산 스님의 법문이 시작됐다.

삼신산 기슭에 허공을 삼킨 객이 은(隱)과 현(現)으로 구멍 없는 피리를 부니 해와 달이 빛을 잃고 대지가 잠겼는데 본분 진아(眞我)는 옛을 의지하여 그대로더라.

삼신산 중 인사자(人獅子)가 강을 건너 천만 사람을 밟아 죽임이로다. 은과 현이 자재한 삼매 중에 보고 듣고 가까이 하는 자는 다 해탈을 얻도다.

살았다고 해도 삼십 방망이 때릴 것이요 죽었다고 해도 삼십 방망이 때릴 것이다. 생사에 뛰어난 자라야 참으로 이 각각의 참 나로다.

확연히 본 자성을 몰록 깨달으면 백천(百千)의 모든 부처님이 눈 가운데 돌이로다.

나는 나요 너는 너인데 부처는 이 무슨 물건인고?

주장자를 한 번 치고 이르시되 산은 움직이지 아니하고 물은 곧 동하도다.

“이”

주장자를 한번 내리치고 드디어 하좌하시다.

고산 스님은 “한 생각 들어놓고 보면 삼라만상 전체가 부처님으로 보이고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전체가 비로자나 설법으로 들린다. 전체 한 생각을 돌려 이 이치를 알기 바란다”고 법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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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총림 사부대중은 방장 고산 스님을 위시로 활발발한 선기를 뿜어내는 총림을 만들겠다고 서원했다.

한편 영담 스님(석왕사 주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승좌고불법회에는 원로의원 원명·명선·도문·월서·월파·종하·월탄·활안·암도·성우·법흥·정관·정련·세민·지성 스님 등과 중앙종무기관 스님으로 총무원장 자승 스님,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 호계원장 일면 스님, 교육원장 현응 스님, 전 호계원장 법등 스님 등이 참석했다. 본사 주지로는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 법주사 주지 현조 스님,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해인사 주지 선해 스님, 수덕사 주지 지운 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백양사 주지 진우 스님, 화엄사 주지 영관 스님, 송광사 주지 무상 스님, 대흥사 주지 범각 스님이 참석했으며, 해인사 유나 종진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의정 스님 등 300여 명의 스님들이 참석했다.

고산 스님은 ?

고산 스님은 1961년 당대 제일 강백인 고봉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고, 1972년 자장율사와 대은율사로 이어지는 해동 율맥을 석암 율사로부터 전계 받았다. 제방 선원에서 23안거를 성만하고 전국 각 도량을 두루 찾아 법문과 보살계 전계 등 전법교화에 전념했다.

1975년 쌍계산문과 인연이 닿은 후 폐사 직전의 쌍계사를 중흥을 서원한 후 40여 년 동안 대가람을 복원, 중수 중창했다. 1982년 한국불교대사전 편찬위원장으로 불서 발간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고, 종단 발전에도 나서 1994년 개혁불사 때 개혁회의 재심위원장, 초대 호계원장으로 종단을 수습하고 안정과 개혁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 현재는 원로회의 의원과 조계종의 전계를 책임지는 전계대화상으로 종단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