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재난이나 위기는 내부적인 기술적 위험성이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핵 테러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또 파업이나 파괴 행위, 그리고 적대적인 공격 행위, 그리고 지진이나 해일과 같은 자연재난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아래 사진)는 9월 11일, 9.11테러 12주년을 맞아 불교생명윤리협화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가 주최한 ‘핵발전소 문제 좌담회’에서 원전 안전을 위한 국가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소장이자 희망제작소 재난관리연구소 초대 원장을 지냈고, <위기관리학> 등의 저서를 펴낸 이 교수는 “위기관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원전에 대한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원전 위험에서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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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원전 안전을 위한 개선방안으로 ▲조직의 통합네트워크화 ▲원전의 특수성을 반영한 위기관리시스템 마련 ▲원자력재난 발생 시 자방자치단체장의 권한 확보 ▲현장대응활동 교육 및 훈련 ▲엄격한 처벌제도를 통한 예방적 통제 ▲사고 발생 시 주민 거주 지역에 대한 제한적 조치 ▲인접국·국제사회가 협력하는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등 7가지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먼저 조직 내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조직의 유연화와 통합네트워크화, 조직 외부와의 개방성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주민 참여와 지역사회와의 동반적 관계 형성, 특정 인맥의 배제, 그리고 투명성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원전 사고나 재난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특수성을 반영한 위기관리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원자력재난 발생 시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위기관리의 모든 권한을 갖고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고, 원전 사고 발생 시 현장대응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훈련 위기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위기관리시스템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예방적 통제’를 꼽았다. 그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통제가 법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며, 원전 관련 비리 또는 부패 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일반 규정보다 훨씬 엄격한 법적 처벌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 사고 발생 시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을 신속하게 소개시키고 주민 거주 지역에 대한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원자력발전소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그 피해가 인접국 및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위기관리시스템에 인접국이나 국제사회가 함께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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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핵발전소 문제 좌담회'.

이날 좌담회는 박광서 불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서강대 물리학과 교수)의 사회로 이재은 교수가 발표하고 강병위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기준 평화재향군인회 상임공동대표가 토론했으며, 김익중 동국대 교수, 최명규 안전행정부 국가기반보호과장, 우희종 서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