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고위급 스님 상습 도박 의혹을 제기한 장주 스님이 9월 3일 오후 8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장주 스님은 9월 4일 오후 3시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신청인(자승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의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되며, 직무집행정지기간 중에는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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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 스님(사진)은 승려법 제47조와 총무원장 선거법 9조 2항에 의거, “상습적으로 도박행위를 하는 자는 공권정지 5년 이상 제적의 징계에 처할 수 있고, 공권정지 징계를 받으면 그 기간 동안 총무원장 피선거권이 없다”며 직무집행정지와 총무원장 출마 금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선거법 29조 1항 ‘선거에서 당선을 목적으로 일체의 금품 기타 재산상의 이익 및 사찰 주지직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한 자는 공권정지 3년 이하의 징계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도 근거에 포함됐다. 장주 스님은 지난 33대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자승 스님과 인사·사찰 관련 사항에 대한 밀약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주 스님은 “피신청인처럼 부도덕한 승려가 총무원장으로 다시 선출된다면 향후 불교계의 자정노력을 물거품이 될 것으로, 총무원장 출마도 반드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주스님은 “중앙신도회는 불교의 미래를 위한 단체인지 특정 개인을 위한 단체인지를 분명히 하고, 본인 장주를 탄핵하던지 총무원장을 탄핵하던지 오늘 이후로 분명한 태도를 밝히라”며 조계종 중앙신도회에 고위급 스님 상습 도박 의혹에 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도박 수사 지연에 대한 고위층 압력설을 제기하며 “국회의원과 청와대불자회는 현실을 직시하고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총무원장 선거를 1달여 앞둔 상황에서 총무원장 출마 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주장과 가처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장주 스님은 “이번 34대 총무원장 선거는 반 자승 대 자승 구도가 아니라 부패 세력 척결을 위한 전쟁 선포”라고 말하며 “가처분 결과는 법관이 할 일이고 내가 판단할 일이 아니지만 법무법인 자문 결과 승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주 스님은 현재 사회법 제소와 오어사 운영 관련 재산·직무비위 등의 혐의로 오는 9월 26일 열리는 초심호계원에 징계 회부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