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이 후보자 자격이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범여 스님)는 9월 3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분과회의실에서 열린 제275차 회의에서 총무원장 후보자 자격 ‘중앙종무기관 부·실장급 이상 종무원 2년 이상 재직해야 한다’는 조항 가운데 중앙종무기관 부·실장급 이상 종무원의 범위를 총무원과 교육원, 포교원의 부·실장, 소장 이상의 종무원으로 규정했다. 수불 스님이 2년 1개월간 역임한 불교신문사 사장은 중앙종무기관에 포함되지 않았다.

총무원장 후보자 자격은 승랍 30년, 연령 50세, 법계 종사급 이상의 비구로 △중앙종회의장, 호계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역임 △교구본사주지 4년 이상 재직 △중앙종무기관 부·실장급 이상 종무원 2년 이상 재직 △중앙종회의원 6년 이상 재직 △각급 종정기관 위원장 역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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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제275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 모습.

선관위는 이날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일정을 확정했다. 선거는 10월 10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불교공연장에서 열리며, 후보등록은 9월 18~20일까지, 선거인단 선출은 9월 15~29일까지이다. 후보자는 9월 17일 오후 5시까지 모든 종무직에서 사임해야 한다. 공명선거위원회 발대식은 9월 11일 오후 2시에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선관위는 묵언정진 중인 수좌 스님들이 조계사 전통등연구소 창 전면에 부착한 ‘자승원장 재임 저지 및 청정승가 구현을 위한 묵언정진’ 현수막을 사전선거운동으로 보고 시정을 권고할 예정이다.

수좌회 현수막의 경우 ‘자승원장 재임 저지’라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특정인에 대한 반대 표명이 낙선운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 회의에 배석한 중앙종회 전임 변호사는 “낙선운동은 해당자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다른 후보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로 수좌회의 현수막도 낙선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법리적인 판단을 했다.

이에 선관위는 “수좌 스님들이 묵언정진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현수막 내용은 위법”이라며 “선거 이전에는 현수막을 떼거나 선거 관련 부분을 시정하는 것을 권고하겠다”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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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수좌회에 현수막 문구 시정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선관위는 지난 9월 27일 제274차 회의의 ‘말사주지는 교역직 종무원에 해당되므로 선거중립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결정사항을 번복, 말사주지는 교역직 종무원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말사주지는 선거운동 자격과 공명선거위원회 위원 위촉 자격을 가지게 된다.

선관위는 “말사주지가 본사의 관할을 받는 것은 맞지만 본사 소속 종무원이라 보기는 어렵고, 말사주지가 교역직 종무원에 해당에 선거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면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사람이 없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선관위는 이날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공고와 담화문을 확정했다. 담화문에는 “총무원장 후보자들은 종단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종책과 공약으로 공명하고 건전한 선거문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주길 바라며, 선거인은 우리 종단의 미래를 위해 종책을 조망하는 밝은 혜안으로 선거에 임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