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인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결국 결렬됐다.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보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임)는 9월 3일 오전 “종헌종법에 의거해 후보 보선스님을 중심으로 여법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15인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3자연대(옛 무량회·무차회·백상도량)가 독자 노선을 걷기로 결정한 것은, 2일 열린 불교광장 회의에서도 자승 총무원장의 거취가 명확히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3자연대 소속 법등 스님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불교광장이 추천위 구성을 거부할 경우 예정대로 보선 스님 선거 운동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크게보기

8월 30일 보선 스님 후보 출마 기자회견 모습. 영담 스님과 법등 스님이 동참했다.

3자연대는 “현재 혼란의 모든 책임은 거취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는 자승 총무원장 스님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승 스님은 지난해 5월 22일 문경 봉암사에서 열린 결사자문위원회, 5월 25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승가공동체 회복과 종단 안정을 위한 교구본사 주지 108배 정진’, 6월 7일 기자회견, 6월 임시중앙종회에서 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총무원장 선거가 가까이 오자 6월 종회 이후 정확한 출마에 대한 거취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자승 총무원장의 거취 표명을 촉구했다.

3자연대는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3자연대는 “원론적으로는 좋은 말씀이나 현 상황에서 모호한 어법은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적용될 수 없는 양비론을 펴는 것은 중도도 아니요, 원융도 아니요, 화쟁도 아니”라고 경계했다.

또한 “평소 상식과 원칙, 종헌종법의 준수, 대중합의를 생명처럼 강조하신 스님께서, 또 자성과 쇄신 결사본부장으로서 ‘자성과 쇄신에는 어느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신 스님께서,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자승총무원장스님에게는 왜 한마디도 정직하고 당당하게 직언하지 못하고 면죄부를 주고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물었다.

3자연대는 “2일 불교광장이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보선 스님이 후보에서 사퇴하면 자승 스님도 내려놓겠다’고 발표한 것은 현재의 혼란이 원장스님의 재임에 대한 말 바꾸기에서 촉발되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불교광장 임시총회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3자연대는 “31일 5자 회담과 9월 2일 수좌회 정진단에서 현 원장의 재임포기와 대리후보를 내지 않는 것을 전제로 추천위를 구성하기로 거듭 확인했다”며 “대중의 지지와 적법절차에 의해 출마를 먼저 선언한 보선스님이 먼저 사퇴해야 한다는 조건은 어떠한 수사를 가져다붙이더라도 논리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3자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혼란의 모든 책임은 자승 총무원장 스님에 있음 ▲불교광장과 도법스님은 진실을 호도하지 말 것 ▲자승 총무원장 스님은 안정과 화합을 위해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하고, ▲3자연대는 종헌종법에 의거, 후보 보선 스님을 중심으로 여법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3자연대는 “이런 흐름 속에서 수좌 스님들이 ‘자승스님 재임불가’를 천명하며 묵언정진을 하고 있는 것은 청정과 신뢰의 회복을 위한 노력이자 종단이 수백 년을 두고 이어온 수행 가풍의 발현”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