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헌 ․ 종법의 위기 시 종정예하나 원로회의는 특단의 조치 취해야

법은 한 집단의 질서를 유지하는 근간이다. 법질서가 붕괴되면 패거리주의와 편법, 폭력이 난무하고 급기야는 사회가 붕괴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조계종에는 ‘선거법’에 의해 총무원장 등 각종 선출직을 선출한다. 누차 법 조항을 세세하게 예를 들어서 설명한바 생략한다.

지금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각 분야의 인사들로 추대위원회를 구성해서 차기원장을 추대하자는 의견이 또다시 대두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은 전쟁 상황이라 할지라도 법에 정해진 대로 선출한다. 전시에도 학사일정에 의거하여 입학과 졸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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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스님


조계종이 제34대 선거를 선거법을 위반하며 편법을 쓴다면 이는 종단이 힘의 논리와 패거리주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무법천지의 집단임을 만천하에 공표함은 물론 종도의 권리와 의무를 묵살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종헌과 종법을 어기고 파행을 일삼은 불행한 역사에 대해 너무나도 잘 기억하고 있다. 종헌과 종법은 물론이거니와 일개 종령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만일 종단을 이끌어가는 중심세력이 종헌과 종법을 위배한다면 이는 집단적 해종행위이며 자진해서 종단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종단은 끝내 폭풍과 암초에 난파당한 목선과 같은 운명에 처하고 말 것이다.

종헌질서가 붕괴된 상황에서 종도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원로회의며 종정예하다. 그러나 일상적인 예규나 법률이 아닌 종단의 최고 어른이 나서야 하는 사태까지 치닫는 것은 얼마나 큰 불행인가.

현행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법을 개정해서 실행하면 된다. 법 개정에 의한 변화를 거부하고 편법을 사용함은 온당치 못하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꼽았다는 '사회적 죄악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원칙 없는 정치. 둘째, 일하지 않고 누리는 부. 셋째, 양심 없는 쾌락. 넷째, 인격 없는 지식. 다섯째, 도덕 없는 상행위. 여섯째, 희생 없는 신앙. 일곱째, 인간성 없는 학문이다. 오늘의 우리가 새겨볼 금언이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