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부처님으로 모시겠다”며 지난해 8월 27일 출범한 조계종 노동위원회(위원장 종호 스님)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노동위원회는 매월 노동자와 함께하는 동사섭법회를 봉행했고,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등 20곳의 사업장을 방문했으며, 노동자 초청 템플스테이나 노동자 심리 상담 센터 ‘도반’을 통해 노동자 힐링 활동을 해왔다. 기독교, 천주교 등과 연대를 맺어 노동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도 보여 왔다.

처음에는 “이벤트성이겠거니…” 하며 시큰둥했던 노동자들의 태도도 불교적 방법과 실천을 통한 접근방식이 주는 신선함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작년 매일 천배 100일 십만 배 기도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위원회의 진정성을 알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단체의 주체임이 마땅한 노동자들의 신뢰가, 기대와 요구를 하는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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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원회는 출범 이후 매월 노동자와 함께하는 동사섭 법회를 봉행해왔다. 꾸준한 활동과 소통에 노동자들의 호응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미디어붓다 자료사진)

하지만 불교계 내부의 인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밖을 향해 ‘비정규직 해소’를 주창하고 있지만 종단 내부의 비정규직 등 노동 문제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노동위원회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스님과 불자도 많다.

노동위원장 종호 스님은 “출범 당시 노동자들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노동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등을 통해 불교계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웃종교에 비춰볼 때 명백한 후발주자인 불교계 노동 단체이기에 노동위원회를 향한 기대와 질책의 목소리가 함께 높다. ‘첫술에 배부르랴’와 ‘시작이 반’ 이라는 속담을 노동위원회 1주년에 갈음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