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연임 중단과 퇴임을 촉구한 수좌 스님들이, 자승 스님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종단 개혁에 직접 행동으로 나서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는 8월 25일 저녁 문경 봉암사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8월 29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총무원)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묵언정진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묵언정진에 앞서 28일 해인사에서 각 선원의 선원장을 비롯한 수좌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수좌회는 출정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종단 혼란에 대한 수좌회의 입장과 향후 대응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수좌 스님들이 단체로 종단의 문제로 총무원 청사로 진입하는 것은 20년 전인 1994년 조계종 종단사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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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후 산문을 나서는 수좌스님들. 미디어붓다 자료사진


선원수좌회는 지난 8월 21일 수좌회를 대표해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과 고우 스님이 교육원장 현응 스님과 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 민추본 본부장 지홍 스님 등 총무원 집행부 스님들을 봉암사로 불러 자승 스님의 재임 여부를 묻고 22일까지 불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요구했으나, 자승 스님이 응하지 않자 8월 24일 총무원장의 즉각 퇴진 등의 요구를 담은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수좌회는 묵언정진 등을 포함해 종단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대책위를 꾸려 종단 개혁과 쇄신 이행 후 퇴진하겠다는 자승 스님의 약속(이른바 8개항)을 지키라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스님에 대한 '아름다운 회향' 약속 이행 촉구는 수좌회가 자승 스님의 총무원장 재임불가를 천명한 것이다.

수좌회 관계자에 따르면, 25일 봉암사 회의에서 동화사 해제회의 때 결의한 내용과 24일 발표한 성명에 대한 수좌회의 뜻을 재확인하고, 29일 묵언정진에 들어가는 내용도 결의했다.

8월 25일 봉암사 모임에는 수좌회 공동대표 원각·정찬 스님과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 봉암사 주지 석곡 스님을 비롯해 수좌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