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무량회가 8월 27일 밤 불교광장을　탈퇴했다. 불교광장의 와해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불교광장은 이미 지난 26일 핵심기구인 후보추대위원회가 해산되면서 와해 조짐이 뚜렷해진 바 있다.

옛 무량회는 27일 오후 모처에서 긴급 회합을 갖고 논의 끝에 불교광장 탈퇴를 결정했다. 옛 무량회는 ‘불교광장을 탈퇴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6일까지 재임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불교광장에서 탈퇴하기로 결의한 바 있으며, 자승 스님이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지 않아 공식 탈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옛 무량회는 “회원들이 불교광장에 참여한 것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재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자승 스님은 정치적 언사로 재임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옛 무량회는 “후보추대위원회가 해산했음에도 불교광장은 해산하지 않고 결국 자승 스님의 선거캠프로서 활동할 것이 자명하다”며 “백양사 도박 사건이후 종단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이제는 종단 혼란의 중심에 선 총무원장 스님이 책임을 회피하고 불교광장을 통해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려 하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면 이는 전 종도들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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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1일 창립된 불교광장. 그러나 불교광장은 한 축인 옛 무량회가 한달 반만에 탈퇴하면서 옛 화엄광장과 무소속의 연합체로 남게 됐다. 불교광장 공동대표를 맡았던 3인 가운데, 옛 무량회 대표를 맡았던 법보스님(오른쪽)은 무량회에서 새로운 총무원장 후보를 찾기 위한 10인 협상단 모임의 대표가 됐다. 미디어붓다 자료사진.


옛 무량회는 이어 “이미 우리종단의 수행근본인 제방의 선원 수좌 스님들까지 현재 종단의 도박, 폭력, 부패를 우려하고, 종단 문제에 추상과 같은 일갈을 던지고 있다”며 “자승 스님은 제방의 수좌 스님들은 도박사건이 일어났을 때 모든 책임을 지고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으며, 자성과 쇄신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아름답게 퇴임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옛 무량회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국민과 종도들에게 재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고 “국민과 종도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 종교지도자를 어떻게 존경하고 신뢰 하겠느냐”며 총무원장 출마포기 선언을 요구했다.

옛 무량회 회원들은 특히 “앞으로 우리는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살피고　받아들여 종단발전과 안정, 종단쇄신을 제대로 이끌 지혜와 덕망을 갖춘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모시는 일에 진력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총무원장 후보 옹립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장명 스님은 옛 무량회는 이날 새 총무원장 후보 추대를 위해 10인으로 구성된 협상단을 발족시켰으며, 단장에 옛 무량회 대표로 불교광장　공동대표를 맡았던　법보 스님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10인 협상단에는 총무 진화, 재무 제정, 홍보 및 대변인 장명, 간사 도정, 태현, 자현, 선광 스님 등으로 구성했다. 옛 무량회의 불교광장 탈퇴선언과 후보추대 협상단 발족은 선원수좌회 스님들의 총무원 청사 묵언정진과 함께 향후 조계종 종단정치 지형을 송두리째 갈아엎는 태풍의 핵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옛 화엄회와 법화회 일각에서도 자승 스님의 재임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재임을 강행할 경우 조계종단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인식이 불교광장 잔류세력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곧 표면화할 전망이다.

옛 무량회의 불교광장 탈퇴가 불교광장 와해로 이어질 지, 추대가 아닌 선거로 전환한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흐름에서 어떤 후보들이 등장하게 될 지 사부대중의 이목이 견지동 45번지를 향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옛 무량회의 불교광장 탈퇴선언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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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광장을 탈퇴하며

현재 종단의 혼란은 중앙종회가 종단 비판과 견제 기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임에 엎드려 참회합니다.

구)무량회 회원들은 지난 19일 모임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26일까지 재임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불교광장에서 탈퇴하기로 결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까지도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회원들은 불교광장에서 공식 탈퇴할 것을 선언합니다.

이미 밝혔듯이 구)무량회 회원들이 불교광장에 참여한 것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재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승 스님은 정치적 언사로 재임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일뿐입니다.

불교광장에서 34대 총무원장 후보추대위원회가 26일 공식적으로 해산했습니다. 후보추대위원회는 해산했지만, 불교광장은 해산하지 않고 결국 자승 스님의 선거캠프로서 활동할 것이 자명합니다. 백양사 도박 사건이후 종단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이제는 종단 혼란의 중심에 선 총무원장 스님이 책임을 회피하고 불교광장을 통해 차기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려 하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면 이는 전 종도들이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우리종단의 수행근본인 제방의 선원 수좌 스님들까지 현재 종단의 도박, 폭력, 부패를 우려하고, 종단 문제에 추상과 같은 일갈을 던지고 있습니다. 제방의 수좌 스님들은 도박사건이 일어났을 때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으며, 자성과 쇄신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아름답게 퇴임하겠다고 밝힌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국민과 종도들에게 재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이행해야 합니다. 국민과 종도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 종교지도자를 어떻게 존경하고 신뢰 하겠습니까.

구)무량회 회원들은 불교광장을 탈퇴하며,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이제라도 종단의 안정을 위해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살피고　받아들여 종단발전과 안정, 종단쇄신을 제대로 이끌 지혜와 덕망을 갖춘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모시는 일에 진력하고자 합니다.

불기 2557년 8월 27일
불교광장 공동대표 법보
중앙종회 구)무량회 회원 일동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