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서

전국선원수좌회의 촉구를 적극 지지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작금의 종단사태를 통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조계종의 종지(宗旨)를 버리고 토각귀모(兎角龜毛)의 허상을 위해 다투는 권력자들의 소행 때문에 종도(宗徒)가 종단을 외면하고 국민이 불교를 기피하게 되니, 저들이야말로 부처님 법을 파괴하는 마왕의 자손과 같다고 하였다. 지난해 만천하에 약속한 종단 쇄신의 8개항을 이행하기는커녕 연임만을 기도하는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퇴임을 촉구하고 덕망과 수행력을 갖춘 총무원장이 선출되기를 촉구하며, 자성과 쇄신 결사라는 미명 아래 특정인의 연임을 획책하지 말기를 촉구하는, 선원수좌회 성명서의 취지에 우리는 깊이 공감하고 적극 지지하는 바이다.

지난해 도박사건 당시 자승 총무원장과 집행부는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고 더 나아가 종단의 쇄신·종단재정 투명화·사찰운영위원회 활성화·사찰재정 공개·지도부 계파의 해체 등을 공약하였다. 자승 총무원장 자신은 더 이상 재임에 대한 생각이 없으며 남은 임기 동안 종단의 쇄신에만 매진하고 퇴임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또 다시 총무원장을 비롯한 지도층 인사들의 범계(犯戒)행위에 대한 강한 의혹이 제기되었고, 종단 지도부는 작금의 총체적 난국을 참회하고 책임지기는커녕 총무원장 선거와 종권의 행방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는 범계행위 근절이 아니라 현 총무원장 및 집행부의 외호세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계종 소속의 한 스님을 납치하여 총무원 청사 지하실로 끌고 가 폭행을 함으로써 스님 이전에 인간으로서 보장된 인권을 유린하였고, 전·현직 고위급 인사들이 연루된 상습도박 혐의를 종단 외부의 사법당국에 제기함으로써 선량한 조계종도(宗徒)들을 치욕스럽게 하였으며, 총무원장과 종책모임 관계자들은 스스로 계파의 해체를 공약하고서도 오히려 ‘불교광장’이라는 더 큰 계파를 조성하며 종법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벌어졌던 숱한 범계행위와 그에 대한 종단 징계기관의 직무유기를 더하여, 이제 종단구성원의 기본적 인권과 불자로서의 자존감 그리고 종단의 법규인 종법이 모두 유린되는 상황에서 “종단 혼란에 이미 직간접으로 자승 원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가 연관되어 있어 수습불능의 상태에 이르렀다.”라고 하는 수좌스님들의 입장에 깊이 공감한다.

“자성과 쇄신의 대상(對象)들이 오히려 자성과 쇄신의 주체(主體)가 되어 달팽이 뿔 같은 권력을 연장하려는 술수는 세속인마저 일소(一掃)하는 구악(舊惡)일 뿐이다.” 라는 선원수좌회의 지적과도 같이, 종단의 개혁 대상인 스님들이 자성과 쇄신 결사라는 허울 뒤에 숨어서 자행하는 시대착오적이고도 불법적인 종권다툼을 멈추어야 한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조계종단은 한국불교의 정통성을 주장하던 그 위상은 물론 불교종단으로서의 존립 기반마저 잃게 될 것이다.

“도둑이 도둑을 외치는 적반하장(賊反荷杖)이 판을 치고 인면수심(人面獸心)이 횡행하는 아수라장”은 “직·간접으로 자승 원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가 연관되어 있어 수습불능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한 수좌들의 판단에 우리는 깊이 공감한다. 종단의 자성과 쇄신 결사는 기득권 세력에 빌붙어서 그 권력의 힘만으로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들 재가불자는 계행(戒行)이 청정한 스님들을 공경하며, 역사와 대중 앞에 책임을 지는 불교종단에 공양을 할 것이다.

오직 참선수행에 전념하던 선원의 수좌들이 “좌절과 외면의 침묵을 깨고 파사현정(破邪顯正)의 당간을 높이 세울” 때에 이르러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새살이 돋아나게 해야 한다"는 의지를 통한의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우리는 선원수좌회의 그 결연한 의지가 부처님 법을 증장하고 조계종단 개혁으로 이어지기를 발원하며, 이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하는 바이다.

불기2557(2013)년 8월 27일

참여불교재가연대

□ 공동제안서

납치, 감금, 폭행 논란과 관련하여
긴급 공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 올립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 일어났습니다.

사미스님은 국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인권도 없다고 생각하는 종교인과 경찰이 합세하여 백주대낮에 참혹한 인권유린 행위가 일어났습니다.

지난 8월21일 오후2시경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 스님과 종무원들은 서울 우정총국 공원에서 적광스님(총무원에서는 운광사미로 칭합니다)을 호법부 조사실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일어났습니다.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온 사미스님을 인권을 유린하며 강제로 납치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지켜보고 있던 경찰은 집회신고와 신변보호 요청이 있었음에도 강제적인 납치행위를 묵인하였습니다.

마치 군사정권시절 규정부와 경찰의 결탁에 의한 폭력행사가 현실에 되살아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 대한 동영상은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되었고, 우리 불교도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살고 있는 전근대적인 집단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습니다.

적광스님 본인의 진술에서 총무원 지하 2층에서 10여명의 승려와 종무원들에게 감금당한 상태로 폭력을 행사당하였다고 하고, 신체의 상흔이 이를 어느 정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후 속퇴를 의미하는 제적환속원과 합의서가 작성되고, 호법부 스님들은 적광스님의 숙박장소, 병원까지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었으며, 적광스님은 죽음의 공포를 느낀 폭행사실을 호소하면서도 호법부 스님들과 같이 있기를 원하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조계종 호법부는 제적환속원을 처리하지 아니하고, 신병보호를 이유로 적광스님 주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폭행이후에도 회유와 압박이라는 2차적 폭행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고, 적광스님은 정신적 상해를 입었거나, 실현될 가능성 없는 물밑협상에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교단자정센터를 통해 불교계 언론보도 분석, 폭행 이후 적광스님과의 두차례 전화통화, 폭행논란 이전 면담을 종합하여 사태파악에 진력하고, 어제 8월 26일에는 동국대학교 불교병원을 직접 방문하여 적광스님에 대한 면담을 통해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려 노력하였습니다.

면담과정에서 적광스님은 호법부 스님 3인의 참관을 원하였고, 재가종무원의 폭행행위와 경찰의 직무유기를 문제삼았으나, 정작 납치를 주도한 호법부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고, 격리된 휴식처와 치료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참여불교재가연대의 제안에 대하여는 현재까지 받아들이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최소한 사회법의 기준도 무시하는 사고와 행동으로 대부분의 불자들이 교단을 부끄러워하는 상황에 대하여 지금까지 파악된 내용을 갖고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발표합니다.

-다음-

1. 우리는 기본적 인권의식도 없이 자정과 쇄신결사나 불교의 사회적 인권 기여를 주장하는 것은 허언에 불과하다는 것을 천명하며, 총무원장스님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부대중에게 참회해야 하며 가해자에 대한 즉각적 처벌조치와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합니다.

1. 집단적 납치·감금이라는 현행법 위반의 행위가 있었음에도 종로경찰서 경찰관들이 눈감은 행위에 대하여, 경찰청은 청문감사관을 동원하여 그 경위를 밝히고 해당경찰관들을 징계하여야 합니다.

또한, 조계종 총무원과 경찰 사이에 유착관계가 있었다면 이를 철저히 밝히고, 경찰이 피해자의 회유에 동원되었는 지 여부도 철저히 밝혀야합니다.

1. 만일 적광스님이 폭력피해의 댓가로 호법부와의 타협을 원하고 있다면, 가해자인 호법부와의 징계, 수행거소 등과 관련한 어떠한 물밑협상도 차후 현실화될 수 없는 헛된 기대임을 명심하고, 적광스님은 수행자의 떳떳한 본분을 유지하여야 합니다.

1.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자정센터를 중심으로 이 사건에 대한 경과를 철저히 조사하고, 사건발생 이후 적광스님의 상반된 태도에 대하여도 그 원인을 파악하겠습니다.

또한 눈앞에서 납치감금이라는 범죄행위가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한 경찰의 태도에 대하여도 철저히 밝히고, 경찰이 현재에도 이러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형사조치와 인권위원회에의 긴급구조 신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로의원스님, 수좌회스님 등 종단의 앞날을 걱정하시는 스님들의 요청이 있으시다면, 저희는 즉각적으로 전문적인 인력을 꾸려 공동조사가 진행되도록 협조하겠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다시금 발생하지 않도록 불퇴전의 정신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불기2557(2013)년 8월 27일

참여불교재가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