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열반 20주기를 추모하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백련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은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15일까지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 2층에서 근원 김양동 화백(계명대 석좌교수)의 법어 서화전과 열반 보도 사진전을 갖는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한 평생 올곧은 수행으로 불자와 국민들의 정신적 스승이 되셨던 성철스님의 법어를 형상화한 작품과 열반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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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김양동 화백의 작품 '서원문'을 함께 들어보이고 있는 김화백과 원택스님. 서원문의 두 소나무는 함께 서원문을 쓴 청담스님과 성철스님을 각각 상징한다고 근원 선생은 설명했다.


법어서화전에는 성철스님의 저서인 <무엇이 너의 본래면목이냐(본지풍광)>, <옛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 <자기를 바로봅시다>와 불필스님의 회고록 <영원에서 영원으로>, 원택스님의 <성철스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등에서 가려 뽑았으며, 근원은 이를 41점의 서화작품으로 완성해냈다. 보도사진에는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받은 열반 당시의 사진 32점이 전시된다.

김양동 화백은 전시회와 관련해 “원택스님으로부터 작업 의뢰를 받고 작업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며 “그러나 제 생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고 보람찬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70을 넘긴 나이에 이런 작업을 했다는 것은 솔직히 제 생에 마지막 작업이라는 생각으로 성심을 다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단일 주제로 하는 작업이었다는 점, 종교적인 흐름을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점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힌 김양동 화백은 “특히 법어를 어떻게 이미지로 형상화할 것인가가 가장 어렵고 고민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작업에 소요된 기간은 3년 넘게 진행됐다. 작품의 기법은 김양동 특유의 기법(서예, 전각)을 그대로 활용했다.

김 화백은 “의뢰를 받은 후 처음 1, 2년은 구상을 할 뿐 작업을 하지 못했다. 나의 작업은 형상을 각으로 표현하면서 밑바탕을 이용하는 것이어서, 소중하게 소장하고 있던 질긴 한지, 즉 조선시대 고지(옛 종이)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김 화백은 “고지(옛 종이)를 활용해서 도판에 때려 입체감을 주고, 마른 다음에 중층작업을 했고, 마지막으로 글씨를 올리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작업 과정에서의 고충을 설명했다. 즉 김양동식 입체감을 드러낸 독특한 표현기법으로 최대한 활용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그림은 배워서 그린 그림이 아니라 작가의 마음에 어린 감동을 그대로 표현하는 기법이기 때문에 졸미(고졸한 아름다움)가 특징”이라고 소개한 김 화백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표작으로 ‘지상의 옷 한 벌’을 꼽았다. 옛 종이를 활용한 작품으로 성철스님의 정신을 잘 드러낸 작품으로 특별히 애착이 간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행사를 주관하는 백련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은 “지난해에는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를 했고, 올해는 열반 20주기를 추모하는 행사를 하게 됐다”며 “마침 김양동 석좌교수님께서 흔쾌히 마음을 내어주셔서 전시회가 가능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