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49일 기도 후 천도재를 올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백중법회 의식을 시도한 절이 있어서 화제다. 저자거리 수행,전법도량으로 자리매김한 서울 은평구 열린선원(원장 무상법현스님,전 태고종 부원장)은 칠석부터 백중까지 9일 동안을 특별정진기간으로 정해 수행 정진하는 한편 백중일 당일에는 조상님을 추모하는 추선공양을 올리는 법회를 봉행했다.

칠석인 지난 8월 13일 입재하여 백중인 8월21일 회향한 법회의 공식 명칭은 “만남의 칠석에서 보냄의 백중까지 생사참구팔정도정진(生死參究八正道精進)이다. 일반적으로 ‘기도’라고 이름하는 것을 ‘정진’이라고 이름 하는 것에서부터 다른 기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9일의 뉘앙스를 따고 참선수행정진의 언어인 생사참구(生死參究)라고 머리를 장식하고, 내용은 부처님의 평생 가르침인 팔정도(八正道)를 몸통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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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법회에서 팔정도를 독송하고 있는 열린선원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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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참구팔정도정진이 끝난 후 조상들의 천도의식인 추선공양을 올리고 있다.


내용은 9일동안 아함경에서 팔정도의 내용이 실린 경문을 찾아 모아 필요한 부분을 의식 속에 넣어서 9일 동안 정진시간에 독송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 의식에 참여한 불자들은 9일 동안 독송하니 대강이라도 8정도의 개념이 잡히는 듯하다며 큰 호응을 나타냈다. 회향일인 백중에도 8정도 경문을 독송함으로써 도량을 깨끗하게 하는 결계(結界)의식을 봉행하고 아미타불 정근을 통해 마음을 모은 뒤 축원(祝願) 시간에 스님이 신도들의 축원카드를 읽는 방식에서 벗어나 초기불교의 경전에서 “누구든지 아침(점심,저녁)동안 마음과 말과 행동으로 바르게 실천하면 행복한 아침(점심,저녁)이 찾아온다는 말씀을 독송하고 전체동참자를 묶어서 부르는 동안에 불자들이 자기 가족을 마음으로 부르며 동참불자들도 “마음과 말과 행동으로 바르게 실천하면 행복한 아침(점심,저녁)이 찾아오게 하소서”하고 신도들과 동음으로 축원하였다.

그리고 열린선원장 무상법현스님이 법상에 올라 정진의 의미와 방법 및 공덕에 관해서 자세히 설법하고, 신중퇴공과 함께 추선공양을 올렸다. 추선공양에서도 신도들과 동음으로 의식을 진행하고 신도 영가카드는 읽지 않았다. 대신 아미타불정근과 장엄염불을 한글로 번역하고 잣수를 잘 맞춘 영가법문을 불자들과 함께 독송하여 참여의식을 돋궜다.

열린선원은 오는 9월 8일 추석맞이 차례시연법회를 봉행하여 지난 90년도부터 진행해 온 차례에 꼭 차를 올리자는 추석맞이 차례문화를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