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호법부의 적광스님에 대한 폭력행위를 규탄한다

우리는 인천(人天)의 사표(師表)이자 아힘사와 비폭력을 존재 이유로 삼아야 하는 스님들이 다른 스님에 대해 무참한 폭력행위를 한 사건을 접하고서 그 충격을 이루 필설로 표현할 수 없다. 부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불제자로서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금치 못하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는 바로 어제(8월 21일) 교계 신문들의 속보를 통해 경주 오어사 자장암의 전 주지였던 적광스님이 백주대낮에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서 미리부터 기다리고 있던 호법부의 여러 스님들에 의해 강제로 연행되는 동영상을 접하였다. 적광스님은 적법한 시위신고를 한 후에 최근 초미의 관심사인 조계종 고위층 스님들의 도박의혹과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적광스님은 한국불교역사문화박물관 지하 2층의 조사실에서 수 시간에 걸쳐 심문을 받고 옷을 갈아입힌 채 나와 상임감찰들과 숙소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몹시 아프다”는 표현을 한 후에 다시 사라져 여러 재가자들의 근심을 초래했다. 이후, 적광스님은 밤늦게 상임감찰들의 동행 하에 모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일반병실으로 옮겨진 것이 확인되었다.

지난 수개월 간 조계종 고위층 스님들의 재가자 폭행, 여성 불자들에 대한 성추행과 성폭행 관련 기소 사건, 해외원정도박과 횡령의혹, 언론인 폭행 등 흉흉한 소식이 끊이지 않아, 재가자들은 차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기가 부끄러웠다. 여기에 더해, 호법부 상임감찰들에 의한 피해자의 강제연행, 심한 고통을 초래한 심문, 이유를 알 수 없는 동행과 외부로부터의 격리까지 행해졌다. 조폭들이나 할 수 있는 납치, 감금, 린치행위에 관한 의혹을 금할 수 없었다.

방금 빠져 나온 적광스님의 기자회견에 의하면 심하게 목을 졸려 죽음직전까지 갔었고 발가락 골절상과 온 몸에 타박상이 있다고 한다. 심한 통증 때문에 흉곽검사를 실시하였으나 결과는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어제 오후 4시경 조계종 호법부는 적광스님을 “해종행위 조사차 연행하였으며, 제적원을 제출하고 제 발로 걸어 나갔다” 고 설명했었으니 우리는 그들을 위해 대신 참회하는 방법 밖에는 어떠한 할 말도 찾지 못한다.

조계종 총무원이 자성과 쇄신의 능력을 상실한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지만, 부처님의 법을 지켜야 할 사명을 가진 호법부의 스님들이 외려 부처님의 법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극악한 범계 행위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다. 더구나, 이 일이 총무원장 선거를 50일 앞둔 시점에서 행해진 것이기에, 더욱 총무원과 호법부의 존재 이유와 정당성에 대해 회의하게 되며, 다가올 선거 또한 과연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지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우리는 비폭력을 실천해야 할 스님이 함께 수행의 길을 걷는 도반인 스님에 대해 무참한 폭행을 가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이 행해져야 함을 강력히 천명하면서 다음을 요구한다.

하나, 경찰은 호법부 상임감찰들과 종무원에 의한 적광스님의 납치, 감금, 린치행위를 일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하라!

하나, 도반을 폭행하여 스님이기를 포기한 조계종 호법부의 폭행 가담 스님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전원 사퇴하라!

하나, 조계종 총무원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모든 범계 의혹에 대해 책임전가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사실을 낱낱이 밝힌 후에 부처님과 불자들 앞에서 참회하며 사죄하라!

하나, 이번 사태에 대한 조계종 총무원의 책임 있는 조처가 있을 때까지 34대 총무원장 선거에 관한 일체 행위를 중단하라!

하나, 재가자들은 우리 주위의 폭력행위, 보복행위, 범계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의식 개혁과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는데 불퇴전의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간다.

불기2557(2013)년 8월 22일

정의평화불교연대

민불동지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