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종무원은 선거중립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교역직 종무원의 경우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와 관련되어 진행되고 있는 ‘총무원장 후보 추대위원회’ 참여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권고한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범여 스님, 이하 중앙선관위)는 종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준수를 촉구했다. 중앙선관리위는 8월 20일(화) 제272차 회의에서 최근 종단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34대 총무원장 후보 추대 활동’과 관련한 종무원의 선거중립의무에 대하여 논의하고 이 같은 내용의 결의를 공식 발표했다.

크게보기

8월 20일 열린 제272차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진=불교저널 제공


중앙선관위는 “종단의 선거법 제7조 및 제41조는 ‘종무원의 선거 중립의무’와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금지’를 명시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특히 중앙종무기관이나 교구본사 소속 교역직 및 일반직 종무원, 선거관리위원, 호계위원, 법규위원, 소청심사위원, 종정예경실장의 지위에 있는 경우 이를 더욱 엄정하게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매우 엄중한 징계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관위는 아울러 “제34대 총무원장 선거가 어느 때 보다 공정하고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종도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라며 본 선관위는 엄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면피성 결의…선거결과 불복 사태 부를 수도

위법 땐 강력 징계 및 선거무효 불사 밝혀야

<해설> 중앙선관위의 불교광장에 참여하고 있는 종무원들의 선거중립 의무 촉구 결의에 따라 다수의 교역직 종무원이 참여하고 있는 ‘불교광장’의 선거행위에 대한 종법 위반 여부에 대한 공론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의 이날 결의는 ‘선거행위 엄금 및 위반시 의법조처’ 등의 강력한 조치가 아닌 “자제 바람직”, “판단하고 권고” 등의 종도들의 비난을 의식해 마지못해 내놓은 미온적인 조처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본사주지의 특정집단 참가가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된다는 경고 및 해산 명령 등이 빠져있어 면피성 결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앙선관위의 자제 권고 발표가 각종 불법행위가 횡행되고 있는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흐름을 준법선거로 전환시키기에는 터무니없이 미약하다는 것이 교계의 여론이다. 중립 의무의 범위와 이에 따른 징계 수위가 세밀하게 제시되지 않는 선언적 의미의 결의, 준법질서가 현저하게 무너질 경우 선거무효 조치 불사 등의 강력한 의지가 빠진 자제권고 결의가 얼마나 강한 구속력을 가질 지는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중앙선관위의 강력한 준법선거에 대한 확고한 의지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함에 따라 현재의 선거판에서 불법 및 위법 선거 추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총무원장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선거에 불복하는 불행한 사태가 초래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교계 사정한 정통한 불자들의 우려다.

중앙선관위는 선거 후 벌어질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보다 단호하고 명확한 중립의무 지침을 발표하고, 강력한 감시 및 의법조처 방침을 보다 단호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