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기득권 세력의 연대모임 ‘불교광장’에서 추대할 제34대 총무원장 후보에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포함되느냐, 포함되지 않느냐가 오는 10월 10일 총무원장 선거를 60일 앞둔 가운데 선거판을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자승 스님도 불교광장의 차기 총무원장 후보군에 포함되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불교광장은 사실상 와해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옛 무량회 소속의 유력후보였던 법등 스님이 불출마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에서 불거져 나온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불출마가 이미 정리된 상태이고 총무원장 주변이 더 문제’라는 관계자의 언급과 관련해 화엄광장 쪽 핵심인물인 덕문 스님(갓바위(선문사) 주지)이 ‘자승 스님의 불출마 전제는 사실과 다르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불교광장의 반목과 분열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승 스님의 불출마를 전제로 불교광장에 합류한 옛 무량회로서는 ‘불출마 전제는 없었고, 백지화 상태에서 논의하자’는 옛 화엄광장 쪽의 의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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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총무원장의 불출마가 옛 무량회의 불교광장 합류의 전제조건이라며 자승 총무원장의 차기 총무원장 불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고 있는 장명스님.


이와 관련 불교광장의 공동대변인이며 운영위원으로 활동해온 장명 스님이 8월 12일 오후 1시 총무원 1층 나무 찻집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34대 총무원장 후보에 자승 현 총무원장도 포함되는지, 포함되지 않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사실상 불교광장의 물밑 균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장명 스님은 이날 회견에서 “오늘 갑자기 기자들을 뵙자고 한 것은 34대 총무원장 선거를 치르면서 개인적으로 최근에 일어난 긴급한 현안에 대해 여러 종도들이 알아야겠고, 이 시점에서 이런 부분들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34대 원장선거가 여법하게 치러진다는 생각으로 기자회견을 갖게 된 것”이라며 “자승 스님이 불교광장이 추대할 차기 총무원장 후보군에 포함되는지의 여부를 자승 스님을 비롯 불교광장 출범 3일 전의 6인 모임 참가자들(자승, 성직, 덕문, 장윤, 진화, 지홍 스님)은 분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장명 스님인 “3일 전(8월 10일)에 불교광장 공동대변인 덕문 스님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에서 그 전날 법등 불출마 발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공조부분에서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저희 옛 무량회가 불교광장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불교광장이 공식출범하기 며칠 전 모처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덕문, 성직, 장윤, 진화, 지홍 스님이 만나서 불교광장 출범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승 스님의 불출마에 대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명 스님은 “자승 스님의 불출마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옛 무량회의 불교광장 참여는 명분을 잃는 것이며, 옛 무량회가 더 이상 불교광장에 남아 있을 이유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장명 스님은 이날의 7인 모임에서 “불출마가 공식적으로 거론됐는데도 덕문 스님이 이 사실을 부인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주장이 사실인지 무량회의 불교광장 참여의 명분인 ‘총무원장 불출마’ 합의를 옛 무량회에 전한 장윤, 진화 스님은 물론, 무소속 대표로 참여한 지홍 스님 등이 확인을 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우리(옛 무량회)는 다 자승 스님 불출마 전제로 이제까지 함께 불교광장을 해온 것”이라고 거듭해 강조한 장명 스님은 “지금까지 총무원장 스님이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덕문 스님이 전화를 걸어와 법등 스님의 기자회견 내용이 공조를 어렵게 한다고 불만을 토로해 오길 래, 제가 오히려 그쪽(옛 화엄광장)이 공조를 어렵게 한다. 총무원장 스님이 왜 약속대로 불출마 공표를 안 하는가, 라고 따지니까 덕문 스님은 그런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힌 장명 스님은 “그렇다면 장윤, 진화 스님이 무량회 회원들엑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만일 그분들이 거짓말을 했다면 종도들을 기만한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가장 중요한 연대의 명분이 현 총무원장의 불출마인데 그 것마저도 불교광장의 대변인이자 운영위원인 제가 정확한 내용을 모르고 있다면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장명 스님은 “이 부분에 대해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그 단체나 개인은 책임을 져야 한다. 조계종이 어떤 특정인을 위해서 간다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명 스님은 “불교광장 출범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마저도 진실게임으로 간다면 불교광장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 부분을 명확히 하지 않고서는 불교광장의 명분이나 정통성은 없는 것"이라며 ”과연 자승 총무원장이 덕문, 성직, 장윤, 진화, 지홍 스님 앞에서 한 말은 무엇인가? 불출마하겠다고 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자라고도 하니, 어느 것이 맞는 말인가를 모임에 참석한 6인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명 스님은 이어 “저는 불교광장의 일원으로서 현재 불교광장이 대단히 우려스럽다. 내가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장윤 스님은 개인적으로 집안의 어른이고, 진화 스님은 존경하는 분이다. 그런데 이제 그분들이 저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 희생을 하더라도 이 문제 밝히고자 한다. 이 시간 이후 불교광장 대변인이나 운영위원직을 내려 놓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총무원장 불출마 부분을 불교광장에서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총무원장의 불출마 전제에 대한 진위가 밝혀지지 않으면 불교광장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한 장명 스님은 “불교광장에 참여하고 있는 무차회, 무소속 등과 이야기해보았는데 모두 불출마로 알고 있었고, 백지화이지 불출마가 아니라는 덕문 스님의 주장을 전하자 매우 놀라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명 스님은 “옛 무량회 회원들은 덕문스님의 ‘불출마’가 아닌 ‘백지화’라는 주장에 대해 황당해하고 있다. 장윤, 진화 스님에게 어제(11일) 다시 확인해보니 자승 총무원장은 불출마하는 것이라고 거듭 확인해주었다. 우리는 그것을 믿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정당하지 못한 행위는 아무리 원하는 결과가 나와도 바람직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사실이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덕문 스님은 그날 모임의 회의록이 있다고 하던데, 그 회의록이라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출마라고 했기 때문에 불교광장에 들어온 것이다. 불출마냐, 백지상태냐 이것이 문제이다. 이것을 가지고 핑퐁처럼 왔다갔다하는 것인데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한 장명 스님은 “제가 오늘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종단에 어떤 보탬이 될 지, 모르겠지만,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종도들에게 할 의무요 사명감이라고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장명 스님은 “이 사안은 정치적 수사로 이리저리 돌려서는 안 되는 사안이며, 본질을 흐려서도 안 돼고, 명확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불교광장 만들자는 제안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한 만큼, 자승 스님은 지금이라도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불출마를 전제로 논의를 하자는 것인지를 분명히 한 다음에 불교광장을 다시 시작하든, 말든 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문제가 드러난 이상 더 미룰 이유가 없다. 이 상태에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갈 수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