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사 자장암 주지 적광 스님이,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현장을 목격했다고 8월 8일 검찰에 나와 증언한 한 증인(스님)의 신분을 노출시켰다며 포항지검을 8월 9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대검찰청 감사실에 각각 고발했다.

적광 스님은 신분에 대한 비밀보장을 전제로 자신이 주선해 검찰에서 8일 오후 증언한 한 스님의 신분을 포항지검이 약속을 어기고 피의자측 변호사에게 유출시켜 결과적으로 증인에게 심대한 피해를 끼쳐 포항지검을 고발하게 됐다고 9일 오후 조계사 인근 한 장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적광 스님은 “8일 오후 한 증인이 포항지검에서 5시간 정도 승려 도박과 관련해 증언을 했다. 내가 긴급히 포항에 내려가서 도박을 증언하는 스님(도박 현장을 목격한 분)을 모시고 포항지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적광 스님은 “이 증인의 증언을 성사시키기 위해 검찰과 한 달 전부터 포항지검과 접촉해 증인의 신분보호 및 비밀보장 약속을 받았고, 어제 증언과 조사를 받았지만, 포항지검은 증인의 신분을 비밀로 하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고 분개했다. 적광 스님은 “이제 더 이상 포항지검을 믿지 않을 것이며, 서울로 사건의 이송을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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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검의 증인 신분노출과 관련 국가권익위, 국가인권위, 대검찰청 감사실 등에 고발했다고 밝히고 있는 적광스님.


적광 스님은 “9일 아침까지도 검찰을 믿었다. 검찰은 믿었는데, 검찰은 배신을 했다. 지난 1개월 간 검찰의 장주스님 승려도박 폭로에 대한 수사를 지켜보며 의아심이 들었다. 피의자는 거의 부르지도 않고, 검찰에 다녀온 한 피의자는 다녀온 뒤 검찰 수사가 아무 것도 아니라며 오히려 나머지 16인에게 단합을 강조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검찰이 편파적인 수사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적광 스님에 따르면, 동영상 자료나 사진 등 실질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사건을 입증할 확실한 증인 두 사람 이상의 증언이 있으면, 증거로 인정받는 관례에 따라 도박사건을 목격한 한 스님을 어렵게 설득해 검찰에 나가 증언을 하게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 스님이 큰 곤경에 빠진 것이다.

적광 스님은 또 “포항지검의 검사에게, 조계종 수뇌부와 친분이 있는 전직 고위검사가 전화를 해 이 사건의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져 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퇴임 전에 모셨던 검찰의 대선배로부터 전화를 받는다는 자체가 압력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검찰을 끝까지 믿었고, 검찰의 증인에 대한 신변보호 약속을 믿었는데, 9일 아침 그 증언을 했던 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신변이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힌 적광 스님은 “9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해당 교구본사에서 두 사람이 증언을 한 스님을 찾아가 어제 왜 검찰에 나갔느냐고 강하게 항의 했다. 현재 증언을 한 스님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증언을 한 스님에 대한 압력이 회유압박 정도를 넘어섰다”고 전한 적광 스님은 “증언 신분에 관한 정보를 피고측 변호사가 피고측에 알려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적광 스님은 “저는 지금 지난 1개월 검찰에 농락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담당검사에게 바로 항의 전화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는 비밀을 누설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

적광 스님은 “증인의 신분이 노출돼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그 즉시로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찾아가 검찰에 의한 인권침해를 정식으로 고발했고, 대검찰청 감사반에도 고발을 했다”고 밝혔다. 또 다음 주 화요일(13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증인신분 노출과 관련한 모든 사실을 공개하고, 승려도박 사건에 대한 수사를 서울에서 하도록 이송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적광 스님은 또 “총무원 수뇌부가 이사장으로 있는 A문화진흥원이 불자들의 후원금으로 조성된 장학금을 도박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일 대검찰청에 바로 수사요청서가 제출된 것으로 안다”며 “이제 불의와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며, 모든 문제는 A문화진흥원의 이사장인 종단 수뇌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다 끝나는 것”이라며 종무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적광 스님은 이어 즉각 사퇴하지 않을 땐, 종단 수뇌부 주변의 여러 가지 비리 및 부도덕한 내용들을 차례로 폭로해나갈 수밖에 없으며 이미 몇 가지의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7월 15일 호법부 등원 메시지를 받았고. 8월 7일에는 호계원에서 제적건으로 8월 22일 출석하라고 문자를 받았다”는 적광 스님은 “내용도 모르고 제적을 당하게 될 것 같다. 그러나 텔레비전에서 밝혔듯이 나는 제적 이전에 내발로 당당하게 걸어 나간다. 화엄경의 가르침처럼 나의 한 사람이 겪는 고통이 종단 전체 구성원의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종단 최고 수뇌부의 퇴진만이 조계종이 살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게 간곡하게 당부했던 증인에 대한 비밀보장 요청을 검찰이 약속을 뒤집고 피고 측에 흘린 것은, 목숨 걸고 증언을 하러 간 증인의 인권을 대한민국 검찰이 배신한 것”이라고 강조한 적광 스님은 “모든 부패의 원인은 종단 수뇌부에게 있다. 그가 참회하고 결단하면 종단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종단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