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한국 원폭피해자와 원폭2세 환우에게 사죄하고 법적 책임을 인정, 피해 배상을 실시하라.”

일제치하에서 식민지 수탈정책과 강제동원에 의해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이 히로시마 원폭 투하 68주기를 5일 앞둔 8월 1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등록된 피폭생존자 수는 2,645명이며, 한국 원폭피해자 1세는 대부분 사망했다. 더욱이 원폭의 피해가 당대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 2세와 3세에서 재현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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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 68주년을 앞둔 1일, 특별법제정연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한국 정부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국내 2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원폭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 추진 연대회의’는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피해 배상 ▲미국과 일본정부의 원폭 피해 진상 공개 ▲대한민국 외교부 차원의 대일본 피해배상 및 의료·복지 지원 요구 ▲대한민국 복지부의 ‘선지원 후규명’ 의료지원 실시 ▲정부 차원의 피해 진상규명과 실태조사 ▲정부와 국회의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1945년 8월 6일과 9일 원자폭탄 투하로 그해 연말까지 사망한 조선인의 수가 4만여 명이고, 생존자들도 숱한 후유증 속에서 귀한 목숨을 잃었다”고 규탄하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수탈정책, 강제동원과 침략전쟁 등 없었다면 당시 조선인들이 원자폭탄 피해자가 돼야 할 이유도, 그 후손들까지 고통을 겪어야 할 이유도 없다”며 한국 원폭피해자에 대한 일본정부의 법적 책임을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3월 4일 주한일본대사관에 ‘한국인 원폭피해자 및 피해자 후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책임있는 실태규명과 지원정책 수립에 관한 공개질의서’를 발송했으나 아직까지도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한 연대회의는 원폭 피해자들의 대일 피해배상 청구권 실현 및 인권 회복을 위한 헌법적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결정한 2011년 8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근거로 “대한민국 정부는 이제라도 국가의 헌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원폭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주장했다.

크게보기심진태 연대회의 공동대표(사진)는 이 자리에서 “8월 15일 우리나라는 해방됐지만 원폭 피해자들은 그 후유증으로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토로하며 “전범국에서는 모든 것을 책임지고 사죄하며 한국 정부는 속히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말했다.

불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 법현 스님은 “남의 집에서 다쳐온 아이를 치료하지 않고 아껴주지 않으면 부모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고 우리 동생, 형, 누나가 다른 집에서 다쳐왔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가족이라 할 수 없다”며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과 위로를 독려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핵 없는 세상과 평화의 소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원폭 피해자에 대한 조속한 사죄와 배상을 염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수덕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정윤선 재가연대 사무총장, 불교생명윤리협회 집행위원 법현 스님,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실행위원 동출 스님, 이남재 정의평화불교연대 사무총장 등 연대회의 소속 단체 회원 5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