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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대 총무원 ‘시늉에 그친 집행부’”<br>“34대 총무원장, 스님다운 스님이어야”
공동취재단 momojh89@gmail.com 2013-07-06 (토) 18:30
“지난 4년 자승 원장 임기 동안 조계종의 폐단이 백화점식으로 분출됐다” 법응 스님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은 한 마디로 ‘쇼 내지 시늉에 그치고 만 집행부’다. 정부지원금에 종단 입장이 좌지우지 됐다. 불교계 수치다.” 이도흠 교수
“1994년 개혁은 서의현 스님 개인 비리를 척결한 사건이다. 내년이면 1994년 개혁 20주년이 되는데 한 개인(서의현) 비리를 없앴더니 이제는 수십 명의 서의현이 나타났다고들 말한다” 김영국 前 총무원장 특보
“재가자가 총무원장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승가 스스로 자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현대식 법난이다.” 김문갑 교수
“조계종이 바로 서려면 종단의 크고 작은 사안을 비롯해 총무원장 선출에 관한 입법이 필요하다. 낙후된 종단 시스템을 혁파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대중의 의지를 어떻게 결집해 분출시킬까 하는 것이다” 최연 원장
불교 인터넷 언론 3사(미디어붓다·불교닷컴·불교저널)는 7월 5일 오후 2시 수송동 두산위브파빌리온에서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 관련 제1차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는 제33대 총무원장 평가와 제34대 총무원장의 자격요건을 중심으로 최연 불교사회연구원장이 사회를 보고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 이도흠 교수(한양대), 김문갑 교수(충남대), 김영국 前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가 토론했다. 토론자로 참석하기로 했던 김종규 변호사(법무법인 인본·교단자정센터 원장)는 일신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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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개혁·권종유착 끊기·사회적 실천 모두 시늉에 그쳐
참석자들은 최근 4년간 자승 원장 체제를 혹평했다. 이도흠 교수는 “종단개혁, 권종유착 끊기, 사회적 실천 모두 쇼 내지 시늉에 그치고 만 집행부”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사찰운영위원회를 설립해 재정과 수행을 분리한다면서도 정작 운영위원은 사찰주지가 임명하도록 해 견제기능을 살리지 못했으며,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를 만들었지만 원인 진단 없이 화(和)만 강조한 잘못된 화쟁만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위원회 등을 설치해 사회적 약자를 도운 것은 일정한 성과이지만 여전히 시스템화 되지 못했다”고 한 이 교수의 말에 사회자 최연 원장도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계약직인 간사를 두고 외부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논하는 이중적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응 스님은 “지난 자승 원장 임기 4년 동안 조계종 폐단이 백화점식으로 분출됐다”고 평가했다. 법응 스님은 “자성과쇄신 결사를 통해 종단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보여줬지만 역량적 한계를 드러내 보이고 말았다”고 아쉬워했다.
김 前 특보는“자성과쇄신결사본부장인 도법 스님 스스로 ‘자성과쇄신결사는 정치적 동기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며 “결사를 시작한 동기가 템플스테이 예산, 4대강 사업 등 권력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며 “아무리 좋은 말로 결사를 포장해도 더 이상 의미는 없다. 도법 스님이 본부장에 재임명됐지만 그것이 얼마나 결사의 동력으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도흠 교수 역시 “본부장 도법 스님 의지와 관계없이 결사추진본부가 자승 총무원장의 권력 유지를 위한 방패막이 구실을 했다”며 “수많은 불자들이 존경하는 도법 스님으로 남으려면 스님은 지금이라도 결사추진본부장을 사퇴하고 개혁세력과 손잡아야 한다”고 읍소했다.
스님다운 스님이 총무원장 돼야
김 前 특보는 전문성도 강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부예산을 받을 때 전문성으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과의 친분관계로 감정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김 前 특보는 “전문성이 상실된 감정적인 대응으로 타낸 예산에 대해 이후 ‘보답’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차기 총무원장은 전문성을 갖고 대정부 문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흠 교수는 차기 조계종 총무원장 자격으로 ▲개혁을 추구하는 스님 ▲비구 선언을 한 스님 ▲도박·여성편력·폭력·공금횡령 등 범계행위가 없는 스님 ▲권승의 이력이 없는 스님 ▲수행을 한 스님 ▲승적이 확실한 스님 ▲특정문중에 편파적이지 않은 스님 ▲보살행을 펼친 스님 등을 제시했다.
현 계파모임은 집단지성 아닌 집단광기
지난해 해산을 선언한 계파모임이 공공연하게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도 토론자들의 비판을 샀다.
김영국 前 특보는 “1994년 개혁은 서의현 스님 개인 비리를 척결한 사건인데 20년이 지난 이제는 ‘한 개인 비리를 없앴더니 수십 명의 서의현이 나타났다’고 말한다”라면서 “계파라는 집단지성이 뭉쳐서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야합해 탐욕만 채우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前 특보는 계파의 삐뚤어진 집단지성에 대해 도박승의 언론인 폭행사건을 본보기로 들었다. 김 前 특보는 “기자의 취재·보도는 당연한 데 일반인도 아닌 스님이 사적인 감정을 품고 폭력을 행사했다. 뿐만 아니라 기자가 (도박보도를) 사죄하러 간 장소에는 같은 계파스님 20명이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폭행을 지켜봤다. 이것은 집단지성이 집단광기로 변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도흠 교수(사진)는 “언론인 폭행 사건을 통해 자승 원장 체제가 해왔던 것이 얼마나 허구였는지 드러났다”며 “국민 앞에서 해체했다 선언한 계파가 그대로 존재했고, 한 두 승려가 아닌 20명이나 되는 지도층 승려들이 폭행을 방조한 것은 불교계에 내재한 폭력문화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법응 스님은 “현행 선거제도는 1994년 만들어진 것으로 321명 간접선거는 파벌·야합으로 변질된지 오래이다. 더 큰 문제는 선거폐단을 고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총무원장 선출제도 바꿔야 한다는 불자들의 의지가 입법개혁으로 이어져야겠지만 선거가 3개월 남았으니 우선 계파의 원장추대부터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마음 비웠다”는 혼란 부추기는 발언
이도흠 교수는 “자승 총무원장이 말한 계파해체와 연임 않겠다는 약속이 우선 지켜져야 하고, 제34대 총무원장 선거를 공정히 관리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자승 스님의 이번 선거 출마는 역학관계에 달렸다. 역학관계 속에서 나서도 될 상황이면 나설 것이고, 욕먹을 상황이면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상황을 보고 자승 스님이 운신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견제할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법응 스님(사진)은 “마음을 비웠다는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답”이라고 말했다. 4년 동안 잘해왔다면, ‘나 아니면 조계종을 잘 회향 할 수 없다’고 하거나, 잘못한 것 같다면 ‘좋으신 분이 나오고 나는 뒤에 있겠습니다’라고 해야지 마음을 바웠다는 말은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영국 前 특보는 “자승 총무원장 스님이 이번에 처음 얘기했다면 모르겠지만 세 번이나 발언한 것은 나름대로 꼭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닌가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발기인대회를 연 불교광장을 언급하며 “7월 11일 불교광장 발족식에서 불교광장의 성격을 어떻게 얘기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선거 겨냥한 계파 모임이라면 계파를 해체시켰다고 말한 것과 달리 종도와 불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중대한 바라이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 필요성 공감
이날 좌담회에서는 차기 총무원장이 직접선거로 치러질 경우 어떤 방식이면 좋을지 등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이도흠 교수는 사부대중 모두가 참여하는 선거형태로 선거인단을 1만명 수준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영국 前 특보는 “왜 출가자 총무원장 선거에 재가자가 참여해야 하냐”며 “본사별로 포살 통해 스님 선출해 중앙에서 합의추대하고 선거제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응 스님은 “현재 시대에서 불교 지도자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 최소한의 잣대를 놓고 평가해야한다”며 “재가자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은 불교에서는 가능하다”고 이 교수를 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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