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회동 소재 갤러리 한옥은 2013년 봄 기획전으로 오는 4월 19일부터 4월 25일까지 ‘화엄선 세계, 서래 김선희 전’을 개최하고 있다. 고려불화와 수월관음도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향수를 중심으로 화려한 색채와 선을 표현하고 시대를 넘나들며 현대인의 삶과 경계를 자문하는 작품세계를 구사하고 있는 작가 김선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불교회화, 전각, 수묵화 등 총 13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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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욕청심원寡欲淸心源, 10×25, 자연석 새김, 금, 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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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常心是道, 24×15, 자연석위에 새김, 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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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詣獨往, 25×28, 화선지바탕에 먹

동국대학교 불교미술학과를 졸업,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에 있는 작가 김선희는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향수를 중심으로 화려한 색채와 선을 표현하고 시대를 넘나들며 현대인의 삶과 경계를 자문하는 작품세계를 구사하고 있는 작가다. 1990년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 2006년 한국여성미술공모전, 2012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에서 입상하고, 2006년 일본 동경 둥글고 밝은 빛 전, 팔라우 국제초대전, 2013년 인도 델리대학교, 뭄바이대학교 둥글고 밝은 빛 전 등에 초대작가로 참여하고, 현재 한국미술사 연구소 연구원, 동서미술학회 연구이사, 한국선(禪)미술인회 연구원으로 있다.

다음은 김창균 동국대 교수의 김선희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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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來 김선희의 작품세계

종교와 예술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 이유는 어려운 경전내용이나 심오한 종교적 교리를 가시적인 이미지를 통해 실감나게 표현하고 신심을 북돋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에게 종교만 있고 예술이 없다면 단지 문자해석만을 통해 그 개념이나 의미를 파악하는데 지나지 않아 대중교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처럼 예술이 종교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적지 않으며 인류문화의 상당한 부분이 종교의 예술적 작용과 가치에 의한 소산임을 알 수 있다. 우리 불교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다 쉽게 전달하고자 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조형을 통한 시각적 효과를 이미지화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도 그와 다르지 않다.

금번에 선보이는 西來 김선희의 작품세계도 그러한 종교의 예술적 승화를 잘 보여준다.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2005년 한국여성미술공모전에 출품한〈경복궁의 아침〉에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단청문양과 목련으로 표현하고, 같은 해 중국 서안 大興善寺 평화기원비 제작에 제공한〈석가모니불도〉도 대중을 향한 불교의 염원을 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2006년 일본 동경에서 가진 '둥글고 밝은 빛 전'과 2012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출품한〈관음보살도〉역시 안으로는 깨달음을 추구하고 밖으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대승불교의 서원을 표현하면서 보살의 실천행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 초 인도 델리대학교와 뭄바이대학교에서 개최된 학술세미나를 통해 서래가 발표한‘찬란한 한국불교미술의 이해’라는 제하의 소논문과〈오불도〉〈보살도〉〈세화도〉등 또한 ‘三身三世佛圖’를 새롭게 해석하고 깊이 있게 연구한 작품의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西來의 작품세계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화엄경』「입법계품」에 근거한 관음보살도 도상과 같이 교리에 어긋남 없이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고, 이번에 출품하는 수묵화에서도 단순한 감상만이 아니라 인간의 심성에서 느낀 우주의 도리를 새로운 그림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이 괄목된다.

전통과 현대불교미술에 있어 그 개념과 경계는 여전히 모호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종교적인 심화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西來의 작품세계는 전통의 미를 살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현대적 미를 개성 있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2013년 4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김 창 균